
출처: 연합뉴스
숫자는 참 묘하다. 처음 월급이 크게 올랐을 때는 몇 만원 차이도 꽤 크게 느껴지는데, 기준이 높아지고 나면 훨씬 큰 금액이 늘어도 별 감흥 없이 지나칠 때가 있다.
주식도 비슷하다. 이익이 계속 늘고 있는데 증가율이 예전보다 낮다는 이유만으로 성장의 끝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최근 삼성전자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삼성전자는 9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27만3000원까지 올라 전일 대비 1.30%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인 8일에는 장중 27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26만9500원에 마감했다. 27만원대를 다시 회복하면서 전고점 재도전 기대가 커졌던 구간이다.
출처: 매일경제 마켓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힘을 받은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결국 이익이다.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이었고 DS부문에서만 53조7000억원을 벌었다.
2분기 잠정실적은 더 강했다.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이 앞으로 낮아질 수는 있어도 현재까지 확인된 절대 이익 규모 자체는 오히려 커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장률이 100%에서 30%로 내려왔다는 것과 이익이 실제로 줄어든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출처: 연합뉴스
엔비디아도 비슷한 과정을 먼저 경험했다. AI 투자 초기에는 매출과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높은 성장률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지만 기준이 커지자 조금만 성장 속도가 둔화해도 주가는 민감하게 흔들렸다.
그런데 최근 엔비디아가 다시 내놓은 숫자는 AI 사이클이 끝나지 않았다는 쪽에 가까웠다. 회사는 다음 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2분기 데이터센터 매출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에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고 HBM4E 12단 샘플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 회사는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엔비디아의 진짜 힌트는 주가 차트가 똑같이 움직인다는 데 있는 게 아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된다면 그 안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출처: 중앙일보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전고점을 반드시 넘어선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 37만5000원을 유지했지만 삼성전자 2026년 EPS 전망치는 10% 낮췄다.
특히 4분기부터 메모리 재고가 늘고 공급 증가까지 겹치면 가격 상승폭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주가가 이미 상당한 실적 기대를 반영했다면 좋은 실적이 나와도 기대치를 넘지 못하는 순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HBM 출하량과 고객 확대라는 숙제도 남아 있다. 결국 전고점 돌파를 결정하는 것은 기대감 자체가 아니라 HBM 매출이 얼마나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고 DS부문의 높은 이익 수준이 얼마나 유지되느냐다.
출처: 엔비디아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가 27만원대를 다시 회복했던 사실보다 이익의 기준점 자체가 크게 높아졌다는 부분에 더 눈이 간다. 성장률이 둔화한다고 해서 바로 성장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엔비디아가 보여준 힌트도 결국 같다. 높은 기대를 받는 기업일수록 성장률 숫자 하나보다 절대 이익이 계속 커지는지가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전고점 돌파 여부도 결국 다음 HBM 출하량과 메모리 가격, DS 영업이익 숫자가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참고 자료
*본 포스팅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닌, 시장 흐름과 테마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정보성 자료입니다. 투자에는 손실 위험이 있으며, 최종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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