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 줄 보도에 ASML 8.4% 폭락, 코스피 10% 급락으로 번진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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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8일 코스피는 10% 이상 급락하며 1980년 집계 개시 이후 14번째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하락의 직접적 계기는 블룸버그 통신이 전날 보도한 단 한 줄의 뉴스였다. 상하이 소재 중국 국영기업이 액침 심자외선(EUV) 노광장비 양산을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가 나온 직후 네덜란드 ASML 주가는 8.4% 급락했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2% 하락했다. 다음 날 한국 증시는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하락했으며, 한국의 코스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4%대 하락에 그쳤지만, 코스피는 두 배 이상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K하이닉스의 주식예탁증서(ADR)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7% 이상 급락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국 기업의 EUV 장비 양산 소식은 단순한 기술 뉴스가 아니라,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구조적 변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EUV 노광장비는 7나노미터 이하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로, 그동안 ASML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EUV 장비 수출을 전면 금지해왔다.
중국이 이 장벽을 돌파했다는 소식은 두 가지 우려를 동시에 촉발했다. 첫째,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점이다. 창신메모리(CXMT) 같은 중국 기업이 추가 공장 증설을 예고한 상황에서, EUV 장비까지 확보하게 되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 우위가 약화될 수 있다. 둘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동시에 미국 기술에도 의존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중국 국영기업의 EUV 장비 양산 보도가 반도체 부문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SK하이닉스는 11.50% 급락한 93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삼성전자도 9.88% 하락했다.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한국 증시 구조상 대형주 두 종목의 급락은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급락이 과도한 공포에 따른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너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조정은 불가피했다”며 “조정이 끝나면 글로벌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26년 들어 급등세를 보이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었다.
중국의 EUV 장비 양산 보도가 얼마나 정확한지, 실제 양산 규모와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장이 즉각 반응한 이유는 반도체 산업의 기술 우위가 생각보다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국 증시는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러한 구조적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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