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아들이 집에 들렀다가 차 키를 두고 갔습니다. 출장을 다녀올 동안 세워 둘 곳이 마땅치 않다고 했습니다.대수롭지 않게 받아 두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그 차를 보고서야 아들의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를 옮기려다 뒷자리를 보았습니다
주차 자리를 바꾸려고 문을 열었다가 뒷좌석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업복 몇 벌과 접이식 담요가 개어져 있었습니다. 조수석 아래에는 편의점 도시락 봉투가 몇 개 있었습니다. 아들은 요즘 일이 편하다고만 말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별말 없이 차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바로 묻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담요를 털어 개어 두고 봉투를 치웠습니다. 세차를 하고 기름도 가득 채워 두었습니다. 아들이 돌아왔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차가 깨끗해졌다는 말만 듣고 넘겼습니다.

며칠 뒤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며칠 지나 아들에게서 짧은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차 안이 정리되어 있어서 한참 앉아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요즘 마음이 많이 지쳤는데 덕분에 버틸 만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답장을 쓰다 지우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결국 밥 먹으러 오라는 한 줄만 보냈습니다.

자식이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 대신 자리를 정리해 두는 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요즘도 아들 차가 서 있으면 한 번씩 안을 들여다봅니다. 다음에는 담요 대신 국이라도 실어 보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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