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한테 질 걸 알지만 트럼프 말은 듣기 싫어” 미국에 보복관세 놓은 나라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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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가 8일부터 미국산 수백 개 품목에 15~50%의 보복관세를 물리기 시작했다. 종이와 철강, 알루미늄, 가구는 물론 치즈와 수산물까지 대상이다.
지난달 양국 무역협상이 결렬되자 트럼프 행정부가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매겼고, 마크 카니 총리가 ‘달러 대 달러’ 맞대응을 선언한 결과다. 미국은 여기에 다시 캐나다산 오토바이·유제품·주류 수입 금지로 맞서겠다고 예고했다.
우리도 다친다는 걸 알면서

문제는 이 관세 청구서가 미국에만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캐나다 수출의 약 70%가 미국으로 향하고, 미국 경제 규모는 캐나다의 13배 안팎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보복관세가 일부 제조업체를 보호할 수는 있어도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를 함께 밀어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7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0.2~0.3%포인트 낮아지고 물가는 0.3%포인트가량 더 오를 것으로 봤다.

카니 총리 본인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보복관세가 캐나다 국민에게 “비용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조치를 강행했다. 정부는 피해 노동자 소득 지원과 기업 유동성 지원을 담은 75억달러 규모 대책을 함께 내놨다.
그런데 국민 85%가 찬성

경제적 손해가 뻔한데도 여론은 카니 편이다. CTV뉴스 의뢰로 나노스리서치가 이달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1000여명 가운데 75%가 보복관세를 지지했고, 10%는 어느 정도 지지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85%가 찬성한 셈이다.
더 눈에 띄는 건 물가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응답이다. 38%는 보복관세로 생필품 값이 올라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했고, 31%는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관세가 자기 생활에 미칠 영향을 걱정한다고 답하면서도 나온 결과다.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발언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얼마나 버틸 수 있나

경제학자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한 캐나다 경제학자는 트럼프 관세로 캐나다 일자리 9만개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추산했다. 거시경제 전체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농업·섬유·가구처럼 관세를 직접 맞는 업종과 온타리오·퀘벡 같은 제조업 지역의 타격은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캐나다 재무부 고문을 지낸 한 경제학자는 로이터에 무역전쟁이 실업 증가와 공장 폐쇄로 현실화하면 카니 총리의 협상력도 약해질 것이라며, 캐나다는 미국과의 경제적 소모전에서 이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도 보복은 이해하지만 끝없는 확전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냈고, 실제로 정부는 수산업계 반발에 수십 개 수산물 품목을 관세 대상에서 뺐다.
지금은 지지율이 높지만, 경기 둔화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캐나다가 저울에 올린 것은 손익 계산만이 아니라 ‘트럼프에게 어디까지 맞설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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