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조 단위 성과급 잔치를 예고한 가운데, 이를 지역화폐로 지급하거나 전 국민과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온·오프라인이 발칵 뒤집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신용보증재단 소속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의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시작됐다.
그는 대기업 성과급이 부동산으로 흘러가지 않게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며 대기업이 혼자 이룬 게 아니라 국민이 같이 이룬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액의 현금이 자산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막고 내수 경제를 살리자는 논리다.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누리꾼은 한술 더 떴다.
그는 과거 하이닉스의 경영 위기 시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해 투입된 국세를 언급하며, 국민 세금으로 살려놓은 회사니 성과급도 전 국민이 나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의 성공이 국가적 지원 덕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황당한 주장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성과급 규모가 있다.
올해 영업이익 250조 원이 예상되는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기로 합의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임직원 1인당 평균 7억 원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 역시 노조가 40조 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다수 누리꾼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기업은 이미 법인세 등 막대한 세금을 통해 국가에 기여하고 있으며, 성과급은 엄연한 사유재산이라는 지적이다.
적자 날 때 국민이 돈 모아서 메워줄 것도 아니면서 이익 날 때만 나누자는 것은 전형적인 공짜 심리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반도체 업종과 타 업종 간의 극심한 보상 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20만 전자를 찍었음에도 500원대 배당에 그친 주주들과, 연봉의 수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는 임직원,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공공부문 종사자들 사이의 위화감이 지역화폐 지급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으로 표출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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