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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 논란 속 증권가 전략 엇갈려…”실적 우위 유지” vs “소외주로 분산”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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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급락장을 거친 이후 증권사들이 내놓는 투자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으로 자금을 분산할 것인가. 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상반된 조언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메리츠증권은 반도체 업종의 실적 우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황수욱 연구원은 유가 변동성으로 인한 에너지·화학 업종의 일시적 리레이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반도체를 능가하는 실적 모멘텀을 가진 섹터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의 강한 실적 상향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 격차가 좁혀지는 것이 소외주 반등의 1차 조건”이라며 오히려 다른 업종의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분산 투자가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이익(EPS)이라는 펀더멘털 지표에서 반도체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라는 논리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정책 모멘텀에 주목한 분산 전략을 제안한다. 엄수진 연구원은 올해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리스트 공표 제도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2024년 대비 구체성과 강제성이 훨씬 강화된 정책임에도 아직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저PBR주가 새로운 상승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책이 명확하게 저평가 종목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일변도에서 벗어나 가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시점이라는 해석이다.

유안타증권은 한 발 더 나아가 현재의 급락을 증시 상승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조정 국면으로 규정한다. 이재원 연구원은 “9000선 돌파 이후 치러야 할 통과 의례”라며 낙폭 확대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낙관론을 펼쳤다. 그간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조정 폭도 클 수밖에 없으며, 이는 오히려 건강한 시장 흐름의 일부라는 시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적 중심 전략을 고수하자니 반도체 쏠림 리스크가 부담스럽고, 소외주로 분산하자니 당장의 수익 모멘텀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코스피 상승 기여율이 99%에 달한다고 지적한 상황에서, 반도체 비중 확대는 곧 집중 리스크 증가를 의미한다.

증권사들의 전략 차이는 결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간축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단기 실적과 모멘텀을 중시하는 쪽은 반도체 중심 전략을 옹호하고, 중장기 정책 효과와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기대하는 쪽은 분산 전략을 제안한다.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기간과 위험 감내 수준에 따라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확실한 것은 한 가지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는 방향이 어디든, 그 해답은 반도체와 비반도체 간 실적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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