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가 돌아간 뒤 조용해진 집에서 부모는 미처 나누지 못한 말을 곱씹는다. 그동안 보태 준 돈이 떠오르는 한편, 며느리나 사위는 앞으로 받을 재산을 이유로 간섭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자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매번 부담을 떠안았던 부모라면 은퇴를 앞두고 서운한 마음이 더 커진다. 이미 건넨 돈과 앞으로 줄 돈을 구분하지 않으면 금전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벌어지기 쉽다.

3위 감정보다 지금까지 지원한 내역을 적는다
한문철 변호사는 수많은 교통사고 영상을 분석하며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에 따라 대응하는 태도를 강조해 왔다.
가족 간에 오간 돈도 기억에만 의존해 따지면 저마다 억울했던 일만 또렷하게 떠올리게 된다. 통장 내역과 메모를 확인해 이미 건넨 돈과 대신 부담한 비용, 돌려받기로 한 돈을 구분해 적으면 실제로 얼마나 지원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2위 자녀와 배우자를 한편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며느리나 사위와 갈등이 생기면 부모는 자녀의 생각까지 달라졌다고 단정하기 쉽다. 하지만 자녀는 부모의 기대와 배우자의 입장 사이에서 말을 아끼고 있을 수 있다.
누구의 생각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앞으로 줄 재산을 앞세워 압박하면 생활비나 돌봄에 관한 대화가 서로 어느 편인지를 따지는 싸움으로 번진다.
1위 앞으로 줄 돈보다 남은 생활비를 먼저 계산한다
은퇴 후의 돈은 자녀에게 물려줄 재산이기 전에 부모가 앞으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다. 자녀를 얼마나 더 도울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자녀의 요구에 앞서 자신의 생활비와 돌봄 비용, 갑작스러운 지출부터 계산해야 한다.
한 번 도와줬다고 해서 다음에도 반드시 지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탁을 받은 자리에서 곧바로 답하지 않고 집에 돌아가 계산한 뒤 이야기하겠다고 해도 된다.
지원할 수 있는 범위를 미리 정해 두면 자녀의 부탁을 거절하더라도 부모의 노후 생활에 필요한 돈을 확보할 수 있다.
늦은 저녁, 식탁에는 자녀가 마시다 남긴 찻잔과 펼쳐 놓은 통장 하나가 있다. 종이 한쪽에는 ‘이미 준 것’, 다른 쪽에는 ‘앞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적혀 있다.
부모는 다음 부탁을 받았을 때 할 말을 짧게 써 본다. “지금 바로 약속하지 않고, 우리 생활을 먼저 계산해 보겠다.” 자녀가 돌아가고 조용해진 집에서 부모는 그 문장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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