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판매 순위가 나왔다. 지난 7월 가장 많이 등록된 승용차가 현대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가 아닌 테슬라 모델Y로 집계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서 모델Y는 7월 한 달 동안 8,705대가 신규 등록됐다. 국산차 판매량까지 비교하면 현대차 그랜저의 8,532대를 173대 앞선 수치다.

수입 전기차 한 모델이 월간 기준으로 국산 대표 베스트셀러를 넘어선 만큼 시장에서도 눈길을 끄는 결과다.
모델Y의 국내 판매 1위가 처음 나온 것도 아니다. 지난 5월에도 8,762대가 등록되면서 쏘렌토와 그랜저를 제치고 전체 승용차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두 달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면서 모델Y의 판매 강세가 특정 한 달에 그친 현상인지, 국내 전기차 수요가 실제로 달라지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브랜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7월 판매량을 세부적으로 보면 모델Y 한 대의 인기를 넘어 테슬라 전체 라인업에 수요가 몰린 모습이 확인된다.
테슬라는 한 달 동안 1만237대를 등록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위 BMW는 6,533대, 3위 메르세데스-벤츠는 3,959대를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도 2,846대를 등록하며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그동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영향력이 컸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업체들이 상위권에 자리 잡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뒤를 이어 렉서스 1,474대, 토요타 1,340대, 볼보 958대, 아우디 935대, 포르쉐 635대, 미니 632대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와 BYD가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최근 수입차 시장의 변화 방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델Y 한 트림에서만 6,612대

모델Y의 판매량을 트림별로 살펴보면 소비자가 특정 사양에 집중됐다는 점도 확인된다.
모델Y 프리미엄 트림이 6,612대로 전체 트림 가운데 가장 많이 등록됐다. 이어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가 2,092대,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가 1,239대로 뒤를 이었다.
세 트림의 판매량을 합치면 9,943대다. 모델Y와 모델3의 주력 트림에 수요가 집중된 셈이다.

특히 모델Y 프리미엄 한 트림의 판매량만 놓고 봐도 그랜저의 월간 전체 등록대수 8,532대와 비교해 약 77%에 해당한다.
이 같은 판매 구조는 단순히 테슬라의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전기 SUV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차량 가격과 보조금 조건까지 맞물리면서 모델Y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월에도 4,999만원 유지한 모델Y

가격 역시 모델Y 판매량을 설명할 때 빼놓기 어렵다.
2026년형 모델Y 프리미엄 RWD의 국내 판매가격은 4,999만원이다. 7월 1일 테슬라가 일부 모델과 상위 트림 가격을 조정했지만, 모델Y 프리미엄 RWD는 가격이 유지됐다.
이 가격은 국내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5,000만원 미만 가격대에 위치하면서 국고보조금 적용 대상이 되고, 거주 지역에 따라 지자체 보조금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구매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지역과 보조금 조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차량 가격 자체가 5,000만원 아래에 형성돼 있다는 점은 모델Y가 국산 중형·준대형 차량을 비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다만 모델Y의 모든 트림이 같은 가격 조건을 갖는 것은 아니다. 7월 가격 조정 이후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는 6,699만원, 모델Y L은 7,299만원으로 가격이 올라 트림별 구매 부담에는 차이가 생겼다.
결국 이번 판매량을 이끈 핵심은 비교적 낮은 가격대에 위치한 기본 트림의 접근성과 전기차 보조금이 결합된 구조로 볼 수 있다.
수입차 시장 절반 가까이 차지한 전기차

모델Y의 기록은 개별 차량의 판매량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7월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크게 높아졌다. 수입 전기차 등록대수는 1만5,428대로 전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의 49.8%를 차지했다.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전기차를 선택한 셈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수입 전기차 등록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기차가 수입차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체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는 3만976대로 집계됐다. 전월 3만8,059대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런 시장에서는 모델Y처럼 가격과 보조금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전기차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유리하다.
국산 베스트셀러까지 넘어선 전기 SUV

이번 결과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히 테슬라가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랜저처럼 국내에서 오랫동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온 국산 베스트셀러와 모델Y의 월간 등록대수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이다.
173대라는 격차는 차량 선택 기준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다.

브랜드나 차급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 가격, 전기차 보조금, 구동 방식과 상품성을 함께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 전기차가 국산 인기 차종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모델Y가 앞으로도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가격 정책과 보조금, 후속 물량에 달려 있다.
다만 5월에 이어 7월에도 전체 승용차 판매 1위에 오르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모델Y가 차지하는 존재감만큼은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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