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연합뉴스
휴대폰에서 주식 계좌를 볼 때 가끔 숫자가 낯설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며칠 전까지 익숙했던 가격인데 어느 순간 자릿수는 그대로인데 체감되는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다. 이번 국내 증시 시가총액 숫자를 보면서도 비슷했다.
한 달 사이 사라진 시가총액만 212조원이 넘는다. 더 놀라운 건 6월 고점과 비교한 숫자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약 1971조원이 줄었다. 다만 이 숫자만 보고 국내 증시가 무너졌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맥락이 빠져 있다.
출처: 직썰
9월 14일 오전 11시 40분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합산 시가총액은 6022조2230억원이다. 한 달 전 6234조7780억원과 비교하면 212조5550억원, 3.41% 감소했다.
범위를 6월 22일까지 넓히면 숫자가 훨씬 커진다. 당시 고점과 비교해 약 1971조원, 24.66%가 줄었다. 몇 달 사이 국내 상장사 시장가치의 약 4분의 1이 고점에서 내려온 셈이다.
다만 1971조원이 투자자의 통장에서 실제로 빠져나갔다는 뜻은 아니다. 시가총액은 현재 주가에 상장주식 수를 곱한 시장가치라 주가가 다시 오르면 증가한다. 개인적으로는 증발이라는 표현보다 고점 대비 시장 평가액 감소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고 본다.
출처: 이비엔
이번 조정이 유독 크게 보이는 이유는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 두 종목 때문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6월 고점 2119조2750억원에서 9월 14일 1482조310억원 수준으로 약 30%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낙폭은 더 크다. 6월 22일 2080조3780억원까지 올라갔던 시총이 1263조7510억원으로 약 39% 줄었다. 두 회사에서만 고점 대비 1400조원 넘는 시가총액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결국 지금 코스피를 이해하려면 반도체를 빼놓기 어렵다. 9월 7일만 해도 AI 메모리 수요 기대가 살아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68%, 8.26% 급등했다. 반도체 기대가 사라졌다기보다 기대와 불안이 주가에 빠르게 번갈아 반영되는 모습에 가깝다.
출처: 서울경제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숫자가 하나 있다. 고점에서는 1971조원이 줄었지만 올해 들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여전히 2038조원 이상 증가한 상태다. 연초 대비로 보면 51.17% 늘었다. 고점만 기준으로 보면 폭락처럼 보이고 연초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앞으로는 시총 2천조 감소 자체보다 코스피 7000선의 지지력과 외국인 자금이 더 중요해 보인다. 14일 장 초반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하면서 코스피가 3% 안팎 밀렸다. 미국 FOMC와 국제유가, 중동 정세까지 겹치면서 반도체만으로 지수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환경이다.
반대로 AI 메모리 수요와 기업 실적 전망이 유지되고 외국인 매수가 다시 들어온다면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지금은 6월의 고점을 다시 갈 수 있느냐보다 조정 이후에도 기업 이익이 실제로 따라오는지를 확인할 시점이라고 본다.
출처: 조선일보
개인적으로 이번 뉴스에서 1971조원이라는 거대한 숫자보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도력이 약해졌을 때 시장을 받쳐줄 힘이 있느냐다. 두 종목의 시총 비중이 큰 만큼 반도체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다음 숫자는 시총 8천조원 회복 여부가 아니다. 외국인 순매수가 돌아오는지, 반도체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코스피 7000선에서 실제 매수세가 붙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 참고 자료
*본 포스팅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닌, 시장 흐름과 테마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정보성 자료입니다. 투자에는 손실 위험이 있으며, 최종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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