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주말 오후 거실이 유난히 조용했다고 합니다. 아내가 낡은 앨범을 펼쳐 놓고 한 장씩 넘기고 있었습니다.남편은 무심코 옆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몇 장을 함께 넘기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꺼낸 앨범
그 앨범은 이사를 몇 번 하면서도 버리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다만 오래도록 장롱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아내는 청소를 하다 우연히 꺼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훑어볼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장씩 보다 보니 손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진 속에 없던 사람
앨범에는 아이들이 어릴 적 사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도 생일상 앞에서도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 주말마다 일을 나갔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찍어 준 사람이 늘 남편이었던 것입니다.

아내가 조용히 꺼낸 말
남편이 미안하다고 말을 꺼내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그때 당신이 고생한 걸 아이들도 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제는 사진에 같이 들어가자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남편은 그 말에 한참 동안 앨범만 내려다보았다고 합니다.

가족의 기록에는 찍힌 사람과 찍어 준 사람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자리가 잘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이번 주말에는 함께 사진 한 장 찍어 보시면 어떨까요. 나중에 남는 것은 결국 그런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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