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자본시장뉴스
문을 닫은 가게 앞을 지나갈 때 묘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임대문의 종이가 몇 달째 그대로 붙어 있으면 장사가 안됐다는 사실보다 다음 사람이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더 신경 쓰인다.
세종 상가 자료를 찾아보다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감정가 9억원대 상가가 2억원대까지 내려갔다는 숫자도 충격적이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상가 네 곳 중 한 곳 가까이가 비어 있는 24.2%라는 공실률이다.
감정가 9억 → 2억 경매
출처: 땅집고
실제 사례가 있다. 세종 나성동의 한 상가는 감정평가액이 9억4600만원이었지만 네 차례 경매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격이 2억2700만원까지 내려갔다. 그런데 이 가격에도 당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어진동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감정가 9억4300만원인 상가가 네 차례 유찰된 뒤 2억200만원 수준까지 내려갔고, 세종비지니스센터의 다른 상가도 9억1100만원에서 2억1873만원까지 최저가격이 낮아졌다.
다만 9억짜리가 2억이 됐다는 표현은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9억원은 과거 실거래가가 아니라 감정평가액이고 2억원은 현재 시세가 아니라 유찰에 따라 내려간 최저입찰가격이다. 그래도 감정가의 20%대에서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웠다는 사실 자체는 가볍지 않다.
중대형 공실률 24.2%
출처: 경향신문
개인적으로 더 무섭게 보이는 숫자는 가격보다 공실률이다. 한국부동산원의 2025년 4분기 조사에서 세종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4.2%였다. 전국 평균 13.8%, 서울 9.1%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더구나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다. 2024년 3분기에도 세종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3.2%였고 4분기에는 24%를 기록했다. 세종시와 행복청, LH가 상가 공실 문제를 놓고 공동 대응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획도시를 만들면서 주택과 함께 상업시설도 빠르게 공급됐지만 실제 소비수요가 그 공간을 모두 채우지 못한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온라인 소비 확대까지 겹치면서 사람이 많이 산다는 사실만으로 주변 상가 매출을 보장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2억원에도 못 사는 이유
출처: 충남일보
여기서 상가 투자와 아파트 투자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상가는 싸졌다는 이유만으로 가치가 생기는 자산이 아니다. 결국 임차인이 들어와 월세를 내야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9억원에서 2억원대로 최저입찰가격이 떨어졌더라도 계속 공실이라면 관리비와 대출이자는 남는다. 실제 세종 금강 수변 상가 사례에서는 9억원에 분양받은 뒤 장기간 공실이 이어지면서 대출이자와 관리비로 매달 약 200만원을 부담한다는 사례도 보도됐다.
그래서 경매 횟수보다 먼저 볼 숫자가 있다. 현재 월세와 공실 기간, 관리비, 해당 건물의 실제 입점률이다. 세종시와 행복청 등이 허용 용도를 넓히고 미매각 상업용지의 용도 변경까지 검토하는 것도 결국 공급과 실제 수요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다.
출처: 세종의소리
처음에는 9억원이 2억원까지 내려갔다는 숫자에 눈이 갔다. 자료를 찾아보고 나니 오히려 24.2%라는 공실률이 더 오래 남았다.
개인적으로 세종 상가의 반등을 판단할 때도 경매가격이 얼마나 싸졌는지는 뒤에 볼 생각이다. 공실률이 실제로 내려가고 임대료와 입점률이 회복되는지가 먼저다. 상가는 결국 싸게 사는 것보다 그 공간에서 누군가 계속 돈을 벌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참고 및 출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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