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삶의 성취와 안전은 과연 순수한 개인의 노력과 능력만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 출연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성공과 실패, 그리고 삶의 조건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가난은 노력의 부족이 아니다
최 교수는 영어권에서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계층을 지칭할 때 종종 쓰이는 표현인 ‘Less fortunate people(운이 안 좋은 사람들)’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왜 그런 표현을 쓸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들은 단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어나보니 부모의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던 환경처럼, 개인의 역량이나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 이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골든타임 지킨 것도 행운”… 우리가 누리는 삶의 이면
이러한 통찰의 배경에는 최 교수 본인의 생생한 경험도 자리하고 있다. 그는 과거 급성 심근경색을 겪었던 위급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당시 구급차를 불렀을 때 신속하게 도착했고, 마침 인근에 대형 병원이 위치해 있어 골든타임 내에 스텐트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를 “엄청난 행운”이었다고 표현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실은 커다란 ‘운’의 영역에 빚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운’의 개념을 저출생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와 연결해 해법을 제시했다. 현재 청년 세대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을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한 가치관의 변화가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삶의 불안정성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운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 저출생 해법과 사회적 안전망
최 교수는 “사회가 이들에게 더 많은 ‘운’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이 홀로 고군분투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운 좋게도 우리 회사의 육아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서”, “운 좋게도 내가 사는 지자체의 지원 시스템이 든든해서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능력주의의 잣대로 개인의 성공과 실패를 온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최 교수의 제언이다.
불운한 환경에 처한 이들을 ‘노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찍지 않고, 개인의 불운을 상쇄할 수 있는 튼튼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바로 누구나 ‘운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는 평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