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이 퇴직하면 부부가 함께 여행도 다니고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남편의 퇴직이 가까워지자 오히려 걱정된다는 60대 여성들이 있다.
남편이 싫어서도 아니고 돈 때문만도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서로 다른 생활을 해온 부부가 갑자기 하루 종일 한 공간에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1. 하루 세끼를 함께 먹는 생활이 시작된다
직장에 다닐 때 남편은 아침에 나가 저녁에 돌아왔다. 아내는 그동안 집안일을 하고 친구를 만나거나 운동을 하며 자기만의 생활을 만들었다. 그런데 퇴직 후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심은 뭐 먹어?”, “오늘 저녁은 뭐야?”라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남편에게는 평범한 질문이지만 수십 년 동안 식사를 준비해온 아내에게는 또 하나의 일이 생긴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2. 아내가 만들어놓은 생활에 남편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수요일에는 친구를 만나고 오후에는 혼자 카페에 가는 식으로 아내에게도 오랫동안 만들어온 생활이 있다. 하지만 퇴직한 남편이 “오늘 어디 가?”, “몇 시에 와?”, “나도 같이 가면 안 돼?”라고 묻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남편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뿐인데 아내는 자신의 생활을 하나씩 설명하고 허락받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남편이 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3. 남편이 자신의 외로움까지 아내에게 해결해달라고 한다
퇴직과 함께 직장 동료도 줄고 매일 나가던 장소도 사라진다. 반면 아내는 이미 동네 친구와 운동, 취미 같은 자기 생활을 만들어놓은 경우가 있다. 이때 남편이 별도의 생활을 만들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아내에게 의존하기 시작한다.
어디를 가든 함께 가려고 하고 아내가 친구를 만나면 혼자 남겨졌다고 서운해하며 하루 종일 자신의 무료함을 아내가 채워주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60대 여성들이 퇴직한 남편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가 아니라 남편의 두 번째 인생까지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 같은 부담 때문이다.

퇴직은 직장을 그만두는 날이지만 동시에 부부의 생활 방식이 크게 바뀌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편에게 필요한 것은 아내와 하루 종일 붙어 지내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없어도 굴러가는 자기만의 하루를 만드는 일이다.
운동할 곳과 만날 사람, 꾸준히 할 일 하나만 있어도 부부 사이의 답답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내 역시 남편을 밀어내기보다 서로에게 필요한 시간과 역할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행복한 노후 부부는 무엇이든 함께하는 부부가 아니라 각자의 하루를 잘 살아낸 뒤 다시 만나도 반가운 부부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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