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은 감염이나 손상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낮은 수준의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는 심혈관질환과 대사질환 등 여러 만성질환과 연결된다. 가지·취나물·케일은 모두 식이섬유와 비타민·미네랄, 폴리페놀·카로티노이드 같은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을 공급하는 채소다. 실제 사람 대상 연구를 종합하면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늘렸을 때 CRP와 TNF-α 등 일부 염증 지표가 낮아지는 결과가 관찰됐다.
가지, 보라색 껍질에 안토시아닌과 클로로겐산이 풍부하다
가지의 진한 보라색 껍질에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계열 색소가 들어 있다. 가지에서 대표적으로 알려진 안토시아닌 가운데 하나가 나스닌(nasunin)이며, 과육과 껍질에는 클로로겐산을 비롯한 여러 페놀성 화합물도 존재한다. 이들 식물성 성분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연구할 때 자주 다뤄지는 물질이다. 가지에는 여기에 식이섬유와 칼륨·망간·엽산 등이 들어 있으며 수분이 많고 열량이 낮아 식사에서 채소 비중을 늘리기에도 좋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성 식품을 다양하게 먹으면 장내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기질도 증가하고, 포화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의 비중을 자연스럽게 낮출 수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과일·채소와 염증 지표를 분석한 83개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과일과 채소 섭취 증가는 전체적으로 CRP와 TNF-α를 낮추는 방향의 결과를 보였다.

가지는 튀기기보다 찌거나 구워야 본래 장점을 살리기 쉽다
가지를 먹을 때는 영양성분 못지않게 조리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지 과육은 스펀지처럼 기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볶거나 튀기면 원래 열량이 낮다는 장점이 크게 줄어든다. 특히 염증 관리를 위한 식단이라면 가지튀김처럼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방법보다 찐 가지·구운 가지·가지무침으로 활용하는 편이 좋다. 껍질에는 안토시아닌 계열 성분이 있으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껍질째 조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가지 자체를 먹었을 때 사람의 CRP나 IL-6가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보여주는 대규모 임상시험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가지 하나를 ‘염증 치료 식품’으로 보기보다 폴리페놀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여러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식단의 한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실제 식물성 식품 비중이 높은 식사 패턴과 염증 지표를 분석한 최근 연구에서도 CRP가 낮아지는 방향의 결과가 보고됐지만 연구에 따라 차이도 존재한다.

취나물,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를 섭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나물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참취는 학명으로 Aster scaber라 불리는 국화과 식물이다. 취나물에는 식이섬유를 비롯해 칼륨·칼슘·철·베타카로틴 등 여러 영양소가 들어 있으며, 잎에는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도 존재한다. 특히 나물류의 장점은 한 번에 많은 양의 채소를 먹기 쉽다는 것이다. 생채소 한 접시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취나물을 데쳐 무치면 비교적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과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식단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베타카로틴을 비롯한 카로티노이드와 폴리페놀은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연구에서 폭넓게 다뤄진다. 사람 대상 연구에서도 특정 산나물 한 종류보다 채소 섭취량 자체가 충분한 식습관에서 염증 지표가 유리한 방향으로 나타나는 결과가 더 분명하다. 과일·채소 섭취 연구를 종합한 분석에서는 포함된 중재시험의 68%가 적어도 한 가지 전신 또는 기도 염증 지표에서 유리한 변화를 보고했다.

취나물은 들기름을 조금 넣고 싱겁게 무치면 더 좋은 반찬이 된다
취나물을 반찬으로 먹을 때 흔히 간장·소금·된장 등을 사용한다. 나물 자체는 칼륨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지만 간을 지나치게 세게 하면 건강한 나물을 먹으면서 나트륨 섭취량까지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데친 취나물은 국간장이나 소금을 최소한으로 넣고 마늘·파·깨·들기름 등을 이용해 향을 살리는 방식이 좋다. 들기름에는 알파리놀렌산(ALA)이라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적은 양을 활용하면 나물의 맛과 지방산 구성을 함께 보완할 수 있다.
또한 나물은 데치는 과정에서 부피가 크게 줄어 채소 섭취량을 늘리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몸속 만성적인 저강도 염증을 관리하려면 특정 항산화 성분 하나를 대량으로 먹기보다 채소·과일·통곡물·콩·견과류처럼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지속적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식단 전체와 염증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지중해식처럼 식물성 식품 비중이 높은 식사 패턴에서 IL-6와 CRP 등 일부 염증 지표가 낮아지는 결과가 보고됐다.

케일, 글루코시놀레이트와 루테인·베타카로틴까지 한꺼번에 섭취한다
케일은 브로콜리·양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채소다. 식이섬유와 칼륨·칼슘·엽산, 비타민 C·K가 들어 있고, 짙은 녹색 잎에는 루테인과 베타카로틴 같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다. 여기에 십자화과 채소의 특징인 글루코시놀레이트도 들어 있다. 글루코시놀레이트가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 계열 성분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신호전달 경로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십자화과 채소 섭취량을 조절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십자화과 채소를 많이 먹은 기간에 혈중 IL-6가 약 19% 낮게 나타났으며, 십자화과 채소와 미나리과 채소를 함께 섭취한 조건에서도 약 20% 낮았다. 반면 CRP와 TNF-α 등 다른 염증 지표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 모든 염증 지표가 동일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 채소를 번갈아 먹으면 서로 다른 항산화·식물성 성분을 다양하게 채울 수 있다
가지·취나물·케일의 강점은 세 채소가 똑같은 영양소를 가진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식물성 성분을 공급한다는 점이다. 가지에서는 보라색 안토시아닌과 클로로겐산, 취나물에서는 다양한 폴리페놀과 카로티노이드, 케일에서는 루테인·베타카로틴과 글루코시놀레이트가 돋보인다.
동시에 세 채소 모두 식이섬유와 여러 비타민·미네랄을 공급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83개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할수록 CRP와 TNF-α 등 일부 염증성 지표가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최근 식사 패턴을 종합한 연구에서도 채소와 통곡물·콩·견과류 등이 풍부한 식물 중심 식사는 낮은 CRP와 연결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점심에는 가지무침, 저녁에는 취나물, 다음 날에는 케일 쌈이나 샐러드처럼 여러 색깔과 종류의 채소를 번갈아 먹는 방식이 좋다. 결국 체내 염증을 관리하는 식사의 핵심은 한 가지 ‘항염 음식’을 찾는 것보다 다양한 채소를 꾸준히 식탁에 올리는 데 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가지 보라색 껍질의 안토시아닌과 나스닌, 클로로겐산 등 다양한 폴리페놀과 식이섬유·칼륨을 섭취할 수 있다.
취나물 식이섬유·칼륨·칼슘·철·베타카로틴과 다양한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를 섭취할 수 있는 산나물이다.
케일 비타민 C·K, 칼륨·칼슘·엽산, 루테인·베타카로틴과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풍부한 십자화과 녹색 채소다.
염증 관리 사람 대상 연구를 종합하면 과일·채소 섭취를 늘리는 식사는 CRP와 TNF-α를 비롯한 일부 염증 지표를 낮추는 방향의 결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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