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든이 가까운 아버지가 어느 날 은행에 다녀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통장을 정리했다는 말에 자식들은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들었습니다.그런데 며칠 뒤 아버지가 식탁에 종이 한 장을 올려놓으셨습니다. 그날의 이야기입니다.

흩어져 있던 통장을 한 권으로
아버지는 오래된 통장 예닐곱 권을 들고 은행에 가셨습니다. 몇십 년 전에 만든 것부터 잔액이 얼마 남지 않은 것까지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쓰지 않는 계좌를 닫고 두 개만 남기셨다고 합니다. 자동이체 항목도 그 자리에서 함께 정리하셨습니다. 무엇이 어디서 나가는지 한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식탁에 올려놓은 한 장짜리 종이
종이에는 남은 계좌 두 개의 은행 이름과 용도가 적혀 있었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도 항목별로 적혀 있었습니다. 아래쪽에는 보험 증서와 등기권리증을 어디에 두었는지가 쓰여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이걸 왜 만들었는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필요할 때 헤매지 말라는 말만 하셨습니다.

자식들이 그날 나눈 이야기
형제들은 그 종이를 두고 한참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누구도 먼저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먼저 정리해 주신 덕분에 어렵던 주제가 자연스럽게 풀렸습니다. 그날 형제들은 각자 알아 두어야 할 것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상속이나 명의 관련 절차는 사람마다 조건이 달라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재산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정리해 두는 일은 남은 사람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 줍니다. 그래서 요즘은 건강하실 때 미리 해 두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다만 구체적인 절차나 세금 문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은행이나 전문가와 상의해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종이 한 장이 남기는 것은 생각보다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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