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을 하고 싶어도 입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에게 가장 답답한 순간은 무엇일까요.
뇌졸중이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등으로 말을 잃은 사람들은 그동안 눈동자나 머리 움직임으로 글자를 하나씩 선택하는 방식 등에 의존해 의사를 표현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예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읽어 말로 바꿔주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알아듣습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환자의 뇌에 작은 임플란트를 넣었습니다.
이 장치에는 무려 253개의 전극이 들어 있습니다.
전극은 뇌에서 나오는 아주 미세한 전기 신호를 받아들입니다.
사람이 말을 하려고 하면 뇌가 입과 혀, 성대 등에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실제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더라도 ‘말하려는 과정’에서 뇌에는 신호가 나타납니다.
연구진은 바로 이 신호에 주목했습니다.
컴퓨터에 환자의 뇌 신호를 반복해서 학습시킨 뒤, 환자가 말을 하려고 하면 컴퓨터가 그 신호를 분석해 어떤 말을 하려는지 추측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 결과 환자가 실제로 소리를 내지 않아도 컴퓨터 화면에 말이 나타나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뇌 → 임플란트 → 컴퓨터 → 말
이렇게 연결되는 셈입니다.
말뿐 아니라 몸짓까지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더 눈길을 끄는 부분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말만 알아듣게 한 것이 아닙니다.
환자가 손을 움직이려고 하는 신호도 함께 이용해 가상 아바타가 손짓이나 다른 움직임을 하도록 만드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을 흔들고, 표정을 짓는 것도 중요한 의사소통입니다.
따라서 말과 몸짓을 함께 표현할 수 있게 되면 기존의 문자 입력 방식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집에서 사용하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이 기술이 완전히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올해 6월에는 ALS로 인해 말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진 한 남성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집에서 장기간 사용한 사례가 발표됐습니다.
그는 뇌 신호를 이용해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컴퓨터의 커서를 움직이는 데에도 이 장치를 사용했습니다.
즉, 연구실에서 잠깐 실험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어쩌면 뇌 임플란트가 궁극적으로 바꾸려는 것은 단순히 ‘말하는 능력’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친구와 대화하고,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소통의 자유’를 되돌려주는 기술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머릿속에만 머물던 말을 세상 밖으로 꺼내는 기술이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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