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당 관리에서는 단맛 자체만큼 어떤 형태의 탄수화물을 얼마나 먹는지가 중요하다. 체리와 오디는 당을 함유한 과일이지만 식이섬유와 안토시아닌·폴리페놀 같은 식물성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고, 여주는 당 함량이 낮은 채소에 가까우면서 혈당 대사와 관련해 연구되는 여러 성분을 갖고 있다. 특히 오디와 여주는 식후 혈당과 당 대사에 관한 사람 대상 연구도 축적되고 있어 흰쌀·빵·과자처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간식을 대신하는 식품으로 활용할 만하다.
체리, 붉은색을 만드는 안토시아닌이 혈당 대사 연구에서 주목받는다
체리의 붉고 짙은 색을 만드는 대표적인 성분이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다. 안토시아닌은 폴리페놀 계열의 식물성 색소로 체리뿐 아니라 블루베리·오디처럼 붉거나 보라색을 띠는 과일에 풍부하다. 체리에는 이외에도 비타민 C, 칼륨, 식이섬유와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이 들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뿐 아니라 포도당 대사와 인슐린 감수성 측면에서도 연구되고 있다.
무작위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안토시아닌 섭취 후 공복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 인슐린 저항성 지표 등이 개선되는 방향의 결과가 관찰됐다. 체리를 혈당을 직접 떨어뜨리는 과일로 보기보다는 식이섬유와 안토시아닌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통과일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체리는 주스보다 통째로, 한 번에 먹는 양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체리에는 자연적으로 포도당과 과당 등 당류가 들어 있기 때문에 혈당을 생각한다고 무제한 먹어도 되는 과일은 아니다. 특히 체리주스나 농축액처럼 갈거나 농축한 형태는 통과일보다 많은 양을 빠르게 섭취하기 쉬워진다.
타트체리 주스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메타분석에서는 공복혈당이 소폭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2024년의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타트체리가 전반적인 혈당·심혈관대사 지표에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혈당 관리 목적으로는 체리 농축액을 건강식품처럼 많이 마시기보다 생체리를 적당량 통째로 먹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무가당 그릭요거트나 견과류와 곁들이면 단맛 나는 과자나 디저트를 대신하기도 좋다.

오디, 안토시아닌에 ‘DNJ’까지 혈당과 관련된 성분 구성이 독특하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 역시 검붉은 색에서 알 수 있듯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페놀성 화합물이 풍부하다. 여기에 식이섬유, 비타민 C와 여러 미량영양소도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뽕나무 계열에서 혈당 연구의 중심에 있는 성분은 1-데옥시노지리마이신(1-deoxynojirimycin, DNJ)이다. DNJ는 소장에서 탄수화물을 단당류로 분해하는 알파-글루코시다아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탄수화물의 소화·흡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연구된다.
최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시험에서도 오디 열매 추출물의 식후 혈당 억제 효과에 DNJ가 주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디가 달콤하면서도 혈당 대사 연구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독특한 식물성 성분 때문이다.

오디 추출물 연구에서는 탄수화물 식사 후 혈당 상승폭이 낮아졌다
오디는 세 식품 가운데 식후 혈당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람 대상 연구가 있다. 건강한 성인 16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차례 무작위시험에서는 삶은 쌀과 함께 일정량의 오디 열매 추출물을 섭취했을 때 대조군보다 식후 혈당과 인슐린 반응이 낮아졌다. 일부 용량에서는 식후 혈당 반응이 약 20% 이상 낮아지는 결과도 관찰됐다.
이후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교차시험에서도 0.75g의 오디 열매 추출물을 탄수화물 식사와 함께 섭취했을 때 2시간 식후 혈당 반응이 대조 식사보다 약 22% 낮아졌다. 다만 이는 생오디 한 접시가 아니라 DNJ 함량을 표준화한 오디 추출물 연구다. 평소에는 생오디나 무가당 냉동 오디를 적당량 먹으면서 과일의 식이섬유와 폴리페놀을 함께 섭취하는 방식이 좋다.

여주, 단맛 대신 쓴맛 속에 혈당 대사와 관련된 성분이 들어 있다
여주는 이름과 달리 과일처럼 달게 먹는 식품이 아니라 쓴맛이 강한 박과 식물이다. 수분이 많고 탄수화물과 열량 부담이 낮으며 비타민 C, 식이섬유, 엽산과 칼륨 등을 섭취할 수 있다. 여주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일반적인 채소 영양소 외에도 카란틴(charantin), 폴리펩타이드-p, 사포닌과 여러 페놀성 화합물처럼 포도당 대사와 관련해 연구되는 식물성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주는 오랫동안 혈당과 인슐린 대사 분야에서 연구돼 왔으며 최근에는 사람 대상 무작위 임상시험을 종합한 분석도 나왔다. 2025년 발표된 메타분석은 당뇨병 전단계 또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5개 임상시험을 분석했는데, 여주 섭취군에서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개선되는 방향의 결과가 나타났다.

세 가지는 간식과 식사의 ‘교체 카드’로 활용하면 장점을 살리기 좋다
체리·오디·여주를 혈당 건강에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식사에 무조건 더 먹는 것이 아니라 당이 많고 정제된 음식을 대신하는 것이다. 케이크나 과자 대신 생체리 또는 무가당 오디를 적당량 먹고, 여주는 볶음이나 무침에 활용해 채소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체리와 오디에는 안토시아닌을 비롯한 폴리페놀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고, 여주는 탄수화물 함량이 낮으면서 독특한 생리활성 성분을 갖고 있다.
과일 섭취 자체와 혈당 관리를 살펴본 무작위시험 메타분석에서도 과일을 무조건 제한해야 한다는 방향보다는 적절한 통과일 섭취가 혈당 관리 식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결국 혈당을 생각한다면 과일의 단맛만 보고 피하기보다 주스·청·시럽보다 통째로 먹고, 한 번에 먹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체리 붉은색을 만드는 안토시아닌과 여러 폴리페놀, 비타민 C·칼륨·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할 수 있다.
오디 안토시아닌·플라보노이드·식이섬유가 들어 있으며, 뽕나무 계열의 DNJ는 탄수화물 소화·식후 혈당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다.
여주 비타민 C·식이섬유·엽산·칼륨과 함께 카란틴 등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가지고 있으며 임상시험에서도 혈당 대사와 관련된 효과가 연구되고 있다.
공통적인 장점 식이섬유와 다양한 식물성 생리활성 성분을 섭취할 수 있어 정제 탄수화물과 단 간식을 대신하는 식품으로 활용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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