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장흥 억불산 자락에는 수십 년 동안 자란 편백나무가 거대한 숲을 이루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있다. 약 100~120ha에 이르는 숲에는 편백나무 약 47만 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무장애 데크길과 맨발 톱밥길, 산림치유 프로그램까지 갖춰 단순한 산책 이상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과거에는 한 해 60만~80만 명 수준의 방문객이 기록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숲을 걸으며 자연스럽게 신체활동과 휴식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장흥 억불산에 펼쳐진 47만 그루 편백숲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180에 자리한다. 억불산 자락에 수십 년에 걸쳐 조성된 편백숲으로, 한국관광공사 자료에서는 약 120ha에 편백나무 약 47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고 소개한다.
다른 공식·공공 관광자료에서는 핵심 우드랜드 면적을 약 100ha로 소개하기도 하는데, 어느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상당한 규모다. 2017년부터 웰니스 관광지로 주목받았고 현재는 단순히 나무를 바라보는 곳이 아니라 목재문화체험관, 치유의 숲, 생태건축체험장, 편백소금집 등 숲과 휴식을 결합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굳이 힘든 산행을 하지 않아도 숲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여행이나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에서도 부담이 비교적 적고, 숲을 걷는 것 자체를 여행의 목적으로 삼기 좋다.

한때 연간 60만~80만 명 찾았다, 장흥을 대표하는 숲이 됐다
우드랜드의 인기를 보여주는 과거 공식 기록도 있다. 장흥군의회 업무보고 자료에서는 개장 이후 누적 방문객이 320만 명을 기록했으며 당시 직전 한 해 방문객은 약 65만 명이었다고 밝혔다. 또 한국임업진흥원 자료에서는 2013년 방문객이 약 8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소개됐다.
다만 이 숫자를 현재도 매년 60만~80만 명이 방문한다는 의미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장흥군의회 자료에서도 이후 연도에 이용객 감소가 언급됐으며, 최근 연간 전체 방문객을 동일한 기준으로 집계한 공식 수치는 공개 자료에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대신 최근에도 산림체험 프로그램만 1,184회에 1만2470명이 참여했고 특정 가을 기간에는 전년 동기보다 관광객이 3만7000명 이상 늘어난 기록이 있다. 오랜 기간 장흥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기능해온 것은 분명하지만, 기사에서는 ‘과거 한 해 최대 80만 명 수준이 찾았던 명소’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안전하다.

처음 간다면 ‘말레길’을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에 처음 방문했다면 모든 시설을 빠르게 돌아보기보다 숲길부터 천천히 걷는 편이 좋다. 대표 코스인 말레길은 약 3.7km의 무장애 데크길로 조성돼 있다.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기 위해 길을 지그재그 형태로 연결해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숲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걷는 재미도 한 가지가 아니다. 나무 중간 높이에서 숲을 바라보는 하늘덱, 조용히 머물기 좋은 사색의 숲, 연인이나 가족이 걷기 좋은 오솔길뿐 아니라 신발을 벗고 걸어볼 수 있는 톱밥산책로도 있다. 숲길을 충분히 걸은 뒤 목재문화체험관이나 편백소금집으로 이동하면 ‘걷기 → 체험 → 휴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두 시간 잠깐 들르는 관광지보다는 오전이나 오후 한나절을 넉넉하게 비워두고 방문하는 편이 이곳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좋다.

사계절 푸른 숲, 가족과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도 좋다
편백은 상록수라 계절이 바뀌어도 푸른 숲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봄에는 따뜻해진 공기를 느끼며 산책하기 좋고, 여름에는 울창해진 나무 아래에서 그늘을 따라 걸을 수 있다. 가을에는 주변 수목의 단풍과 짙은 편백의 녹색이 대비되고, 겨울에는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숲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일반적인 산림 관광지와 다른 점은 걷는 사람의 체력에 맞춰 여행 방식을 선택하기 쉽다는 것이다. 약 1시간부터 2시간, 4시간 정도까지 체류시간에 맞춰 코스를 구성할 수 있고, 데크길뿐 아니라 흙길과 톱밥길도 경험할 수 있다. 목공체험과 어린이를 위한 숲, 숙박시설 등도 갖춰 가족여행으로 연결하기도 좋다.

편백 향의 정체 ‘피톤치드’, 나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다
숲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상쾌한 향에는 나무가 내놓는 여러 휘발성 물질이 관여한다. 흔히 이를 묶어 피톤치드라고 부른다. 나무가 해충이나 미생물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물질이며 산림청 역시 피톤치드를 산림치유를 구성하는 여러 환경 요소 가운데 하나로 설명한다.
다만 편백숲 여행의 건강상 장점을 피톤치드 하나로만 설명할 필요는 없다. 숲에서는 자연스럽게 걷게 되고 녹색 경관과 자연의 소리, 햇빛, 온도와 습도 등을 함께 경험한다. 여기에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움직이며 휴식을 취한다. 즉 피톤치드 + 걷기 + 자연경관 + 휴식이 한꺼번에 결합되는 것이 숲 여행의 강점이다.

숲길을 걸으면 스트레스와 혈압 관리에도 긍정적이다
실제 산림환경과 건강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가 관찰됐다. 숲 체험의 혈압 변화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20개 연구, 732명을 종합했을 때 숲 환경에서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비산림 환경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 131개 일차 연구를 포함한 체계적 문헌고찰들을 다시 종합한 연구에서는 산림 기반 활동이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감 같은 정신건강 지표와 심혈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확인됐다. 다만 연구의 질에는 차이가 있어 숲을 특정 질환의 치료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피톤치드와 면역 반응을 살펴본 소규모 연구에서는 숲 체류 후 자연살해세포(NK세포) 활성 증가와 스트레스 관련 지표 변화도 관찰된 바 있다. 연구진은 숲 공기에서 검출된 알파피넨, 베타피넨 같은 휘발성 물질과 스트레스 감소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따라서 편백숲을 걸으면 면역력이 무조건 크게 높아진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걷기와 휴식, 숲 환경을 동시에 경험하는 건강한 여가 활동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