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블린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던 남자와, 꽃을 팔며 살아가던 여자가 우연히 만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노래 한 곡은 훗날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저예산 음악영화의 한계를 깨고 국내에서만 20만 관객을 넘긴 영화, 원스입니다. 러닝타임 내내 흐르는 노래들이 대사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주는 작품입니다.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두 사람
이 영화의 주인공에게는 이름이 없습니다. 그저 남자와 여자로만 불립니다. 낮에는 아버지의 수리점을 돕고 밤에는 거리에서 노래하는 남자, 그리고 그 노래를 알아본 여자. 두 사람은 연인이 되는 대신 함께 음악을 만듭니다. 사랑 이야기이면서 사랑 이야기가 아닌, 묘한 거리감이 이 영화의 매력입니다. 서로의 상처를 묻지 않고 노래로만 건네는 위로가 오히려 더 깊게 다가옵니다.

제작비 대신 진심으로 채운 화면
원스는 아주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흔들리는 카메라와 거친 화면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오히려 그 투박함이 거리의 공기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뮤지션들이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해낸 덕분에, 장면마다 꾸밈없는 진심이 묻어납니다. 녹음실에서 밤을 새워 데모를 만드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로 꼽힙니다.

폴링 슬로울리, 오스카에 오르다
악기점에서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연주하는 곡 폴링 슬로울리는 이 영화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 노래는 2008년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거리에서 시작된 노래가 세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 무대에 오른 셈입니다. 수상 무대에서의 소감 역시 오랫동안 회자됐습니다.

국내 20만 관객이라는 사건
2007년 세상에 나온 이 작품은 국내에서 2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대형 배급도 스타 배우도 없는 저예산 음악영화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이었습니다. 이후 국내에서 뮤지컬로도 만들어지며, 원스라는 이름은 음악 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고유명사가 됐습니다. 개봉 이후에도 재개봉과 특별 상영으로 꾸준히 관객을 만나 왔습니다.

존 카니라는 이름의 신뢰
연출을 맡은 존 카니 감독은 이후에도 음악을 중심에 둔 영화들을 꾸준히 내놓으며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었습니다. 그의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관객이 기대를 품는 이유는, 바로 이 첫 작품이 남긴 인상 때문입니다. 음악이 사람을 어떻게 살게 하는지 보고 싶다면, 이 영화부터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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