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댁 서랍을 정리하다 통장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 거래 내역이 거의 없는 통장이었습니다.무슨 통장이냐고 여쭈었더니 아버지는 잠시 말을 아끼셨습니다. 그러다 꺼낸 대답이 뜻밖이었다고 합니다.

내역이 거의 없던 통장
통장에는 몇 달에 한 번씩 적은 금액만 들어와 있었습니다. 나간 기록은 한 줄도 없었습니다. 개설한 날짜를 보니 십 년도 더 지난 것이었습니다. 아들은 처음에는 잊고 계신 통장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 통장을 정확히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의 대답
아버지는 자기 장례에 쓸 돈이라고 하셨습니다. 자식들에게 갑자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조금씩이라도 매달 넣어 두면 마음이 편해지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들은 그 말에 한참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부모가 자기 마지막까지 준비해 두었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날 나눈 이야기
아들은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웃으며 그래도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고 하셨습니다. 두 사람은 그날 처음으로 앞일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나눴습니다. 미루기만 했던 대화를 통장 하나가 열어 준 셈이었습니다. 아들은 그 뒤로 아버지 댁에 더 자주 들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모가 조용히 준비해 두는 일들은 대체로 나중에야 드러납니다. 그 안에는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다만 이런 문제는 미리 함께 이야기해 두는 편이 서로에게 낫습니다. 구체적인 절차나 세금 문제는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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