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트디즈니가 자사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에 들인 제작비는 2억 6000만 달러였습니다. 애니메이션 한 편에 붙은 금액으로는 당시 기준으로도 대단히 큰 규모였습니다. 그림형제의 동화를 원작으로 삼은 이 작품은 2010년 11월 미국에서 먼저 공개됐고, 국내에는 2011년 2월 관객을 찾았습니다. 제목은 라푼젤입니다.
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이 작품은 월트디즈니의 5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차지합니다. 원제는 탱글드이고, 국내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2억 6000만 달러라는 제작비는 블록버스터 실사 영화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규모였고, 디즈니가 손으로 그린 시대를 지나 3D 애니메이션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분기점에 놓인 작품이라는 평가도 함께 따라붙었습니다.

해리 포터를 누른 북미 성적
2010년 11월 24일 미국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같은 시기 극장에 걸려 있던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제치고 전미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연말연시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수입만으로도 화제가 됐고, 국내에서도 개봉 전부터 이 성적이 홍보 문구로 쓰였습니다. 이후 겨울왕국으로 이어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흥행 흐름을 앞에서 열어 준 작품으로 꼽힙니다.

캐릭터를 만든 한국인 아티스트
이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에는 한국인 김상진 감독이 참여했습니다. 디즈니에서 15년 넘게 아티스트로 일한 그는 타잔, 볼트, 치킨 리틀 등의 작업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언젠가 한국사를 다룬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친숙한 서양 동화의 주인공 얼굴 뒤에 한국인 아티스트의 손길이 닿아 있다는 점은 개봉 당시에도 화제가 됐습니다.

등불 장면이 남긴 인상
이 작품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장면은 수천 개의 등불이 밤하늘로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물 위에 비친 빛과 하늘로 올라가는 불빛을 동시에 처리해야 했던 이 장면은 기술적으로도 까다로운 작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여러 작품과 광고에서 비슷한 연출이 반복될 만큼, 애니메이션의 대표 이미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보다 어른이 더 오래 기억하는 이유
탑에 갇혀 자란 인물이 세상 밖으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여서, 성장과 독립이라는 주제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래서 개봉 당시에도 아이를 데리고 갔다가 부모가 더 몰입했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악역의 방식이 폭력이 아니라 말과 관계라는 점도 어른 관객에게 오래 남는 요소로 꼽힙니다.

현재는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크게 키우고 소리를 올린 상태로 보면 등불 장면의 체감이 확실히 달라진다는 후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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