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화를 더 자주 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오래 건강하게 사는 이들을 관찰해보면 정반대다. 그들은 젊은이보다 평온하다. 무슨 일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분노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분노를 키우는 습관을 먼저 버린 결과다.
107세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욕심이 없고 남을 욕하지 않는 것이다.” 철학자로서 한 세기를 넘게 살아온 그의 관찰이다. 분노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키우는 일상의 습관들이 있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무심코 반복하는 몇 가지 행동이 분노를 증폭시킨다.
3위 – 비교하는 버릇
누군가와 자신을 견주는 순간, 분노의 씨앗이 뿌려진다. 옆집은 더 좋은 차를 샀고, 동창은 더 높은 자리에 올랐다. 이런 비교는 객관적 사실 확인이 아니다. 내가 부족하다는 판결이다. 부족함은 곧 박탈감으로, 박탈감은 분노로 번진다.
비교는 습관이 되면 멈추기 어렵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누군가의 삶을 기준 삼아 자신을 재단한다. 이 과정에서 분노는 조금씩 쌓인다. 김형석 교수가 말한 ‘욕심 없음’은 바로 이 비교를 멈추는 데서 시작한다.
2위 – 과거를 곱씹는 습관
지나간 일을 되새기는 것만큼 분노를 키우는 행동은 드물다. 10년 전 그 사람이 나에게 한 말, 5년 전 내가 당한 부당한 대우. 이미 끝난 일이지만 마음속에서는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곱씹을수록 감정은 더 강렬해진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때 그 상황을 머릿속에서 수백 번 재생한다. 때로는 다른 결말을 상상하고, 때로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말을 덧붙인다. 이 반복이 분노를 단단하게 굳힌다. 오래 사는 사람들이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다. 그들은 지나간 일을 정말로 지나가게 둔다.
1위 – 남을 입에 올리는 일
김형석 교수가 특별히 강조한 것이 ‘남을 욕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분노를 키우는 습관 중 가장 강력하다. 누군가를 비난하는 말을 내뱉는 순간, 분노는 언어를 통해 구체화된다. 막연한 불쾌함이 명확한 적대감으로 바뀐다.
사람들은 흔히 욕을 하면 속이 시원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한 번 욕하면 두 번째는 더 쉬워진다. 말은 감정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강화한다. 남을 입에 올릴 때마다 우리 안의 분노는 조금씩 커진다. 그 분노는 결국 우리 자신을 갉아먹는다.
더 무서운 건 이것이 습관이 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정말 화가 나서 욕을 했다면,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남을 깎아내린다. 대화의 소재로, 관계의 윤활유로 타인 비난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분노는 우리 삶의 배경음악이 된다.
오늘 저녁,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오늘 내가 누군가를 입에 올렸는지, 과거의 어떤 일을 되새겼는지, 누구와 나를 비교했는지 떠올려보는 것이다. 그리고 내일은 그 중 하나만 의식적으로 멈춰본다. 당장 모든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 다만 하루에 한 번, 분노를 키우는 말이나 생각이 떠오를 때 그것을 알아차리고 삼키는 연습을 해본다. 107세 철학자의 관찰처럼, 장수하는 사람들은 이 작은 선택을 평생 반복해온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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