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 경험, 누구나 있지요. 상대가 특별히 나쁜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왠지 마음이 불편해지고, 목소리가 높아지며, 어느새 언쟁으로 번져버리는 순간 말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상대의 ‘말’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문제는 그 말을 담아내는 ‘말투’에 있을 때가 많습니다.
소통 전문가이자 강연가인 김창옥 교수는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유창함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뜻이지요.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화를 키우는 말투란 결국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자기 생각만 전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어떤 말투가 불필요한 화를 키우는지 살펴보겠습니다.
3위 – 끝까지 듣지 않고 끼어드는 말투
상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아니, 그게 아니라”, “잠깐만, 그런데 말이야”라며 끼어드는 말투입니다. 자신은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생각하지만, 상대 입장에선 자기 말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지요.
특히 가족이나 오랜 친구 사이에서 이런 말투가 자주 나옵니다. 친밀하다는 이유로 상대의 말을 다 들을 필요 없이 빨리 결론을 내려 해결해주려는 마음에서지요. 하지만 말을 끊긴 사람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고, 그 감정이 쌓여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게 됩니다.
2위 – 조언을 가장한 판단의 말투
“그러니까 그렇게 되지”, “내가 뭐라고 했어”, “그럴 줄 알았어”처럼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투입니다. 겉으로는 충고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상대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말이지요.
이런 말투는 특히 부부 사이나 부모 자식 사이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상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해도, 듣는 사람은 자신이 무능하거나 어리석다는 판단을 받는다고 느낍니다. 김창옥 교수가 강조한 ‘잘 듣는 것’은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태도인데, 판단의 말투는 정반대로 작동합니다. 상대는 방어적이 되고, 화로 맞서게 되지요.
1위 – 자기 경험으로 덮어버리는 말투
“나도 그런 적 있어. 근데 나는 이렇게 했거든”이라며 상대의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담으로 바꿔버리는 말투입니다. 공감하려는 시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는 행위지요.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이 털어놓을 때, 우리는 흔히 자신의 비슷한 경험을 꺼내 들며 위로하려 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것이지, 누군가의 성공담이나 극복기를 듣고 싶은 게 아닙니다. 이 말투는 “네 고민은 별거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게 되고, 상대는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끼며 분노하게 됩니다. 진정 매력적인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오늘 저녁,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할 때 한 가지만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상대가 말을 끝낼 때까지 3초만 더 기다려보는 겁니다. 끼어들고 싶은 순간에 입을 다물고, 상대의 마지막 말이 끝난 뒤 셋을 세고 답하는 거지요. 그 짧은 침묵이 상대에겐 존중으로 느껴지고, 당신에겐 불필요한 화를 피하는 여유가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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