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명절 음식 도와드리러 일찍 갔는데..” 주방에 들어간 며느리가 갑자기 앞치마를 벗은 이유

성장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일흔인 나는 명절이면 아직도 직접 음식을 준비한다. 아들과 며느리는 이제 그만 사서 먹자고 하지만 가족들이 내가 만든 전과 갈비를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쉽게 그만둘 수가 없었다.

이번 명절에도 며느리가 아침 일찍 와서 일을 돕겠다고 했다. 그런데 주방에 들어온 며느리가 냉장고 옆을 한참 바라보더니 갑자기 입고 있던 앞치마를 벗었다.

처음에는 며느리가 화가 난 줄 알았다

며느리는 아침 8시도 되기 전에 도착했다.
“어머니, 오늘은 제가 전 부칠게요.”
그러면서 익숙하게 앞치마를 둘렀다. 나는 전날부터 손질해둔 나물과 고기, 생선을 보여주며 오늘 할 일을 설명했다. 그런데 며느리가 냉장고 옆에 놓인 의자를 바라봤다.

의자 위에는 허리 보호대와 파스가 놓여 있었다.
“어머니, 이거 뭐예요?”
나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어제 장을 좀 많이 봤더니 허리가 뻐근해서 그래.”
며느리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갑자기 앞치마를 벗었다. 순간 나도 기분이 상했다. 도와주겠다고 일찍 와놓고 힘들 것 같으니 하기 싫어진 건가 싶었다.

며느리가 냉장고에서 또 하나를 발견했다

며느리는 아무 말 없이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이미 만들어놓은 음식이 가득했다. 나물 세 가지, 갈비, 잡채 재료, 생선까지 거의 준비가 끝나 있었다.

며느리가 물었다.
“어머니, 이걸 언제 다 하셨어요?”
“어제 조금 했지.”

사실 조금이 아니었다. 새벽부터 시장에 다녀와 하루 종일 서서 준비했다. 밤에는 허리가 아파 제대로 눕지도 못했다. 그런데 나는 며느리에게 말하지 않았다. 명절마다 며느리가 일찍 와서 도와주니 이 정도는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며느리가 말했다.
“어머니, 저 일찍 오라고 하신 이유가 같이 음식하려고 그러신 거죠?”
나는 그렇다고 했다. 며느리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제가 오기 전에 어머니 혼자 다 하셨어요?”
그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며느리는 일을 하기 싫어서 앞치마를 벗은 것이 아니었다

며느리는 앞치마를 식탁에 내려놓더니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리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올 때 전이랑 잡채 사 와. 어머니가 준비해놓으신 건 오늘 먹고 더 이상 음식 안 할 거야.”
나는 됐다며 손사래를 쳤다.
“사 먹으면 맛이 있니. 조금만 하면 끝나.”
그러자 며느리가 처음으로 내 말을 끊었다.
“어머니, 저 어머니 도와드리러 온 거 아니에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그런데 이어진 말은 전혀 달랐다.

“어머니가 일하지 않게 하려고 일찍 온 거예요.”
며느리는 허리 보호대를 집어 들며 말했다.

“제가 와서 전 부치고 어머니가 옆에서 나물 무치시면 결국 두 사람이 고생하는 거잖아요. 올해부터는 그냥 둘 다 하지 말아요.”
그리고 내 손에서 칼까지 가져갔다.
“명절인데 어머니도 좀 앉아 계세요.”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며느리가 앞치마를 벗는 순간 일을 하기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느리는 일을 피하려던 것이 아니라 명절이면 여자들이 당연히 주방으로 들어가는 일을 이제 그만하자는 뜻으로 앞치마를 벗었던 것이다.

그날 우리 집 명절상에는 예년보다 음식이 절반밖에 없었다. 전은 사온 것이었고 잡채도 동네 반찬가게에서 주문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명절은 훨씬 편했다. 아들과 남편이 상을 차렸고 며느리와 나는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명절마다 며느리의 뒷모습만 보다가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 보고 오래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중년과 노년 가족들의 명절 경험과 고부 관계에서 있었던 여러 사연을 바탕으로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실화다.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것도 사랑이지만 몸이 아픈데도 계속해야만 사랑인 것은 아니다.

좋은 명절은 상에 음식이 얼마나 많이 올라왔느냐로 기억되지 않는다. 명절이 끝난 뒤 누구도 허리에 파스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하루가 어쩌면 가장 따뜻한 명절인지도 모른다.

author-img
성장곰
content@viewus.co.kr

댓글0

300

댓글0

당신을 위한 인기글

  • ‘N번방’ 조주빈이 ‘계곡살인’ 이은혜에게 보낸 편지의 ‘섬뜩’한 내용
    ‘N번방’ 조주빈이 ‘계곡살인’ 이은혜에게 보낸 편지의 ‘섬뜩’한 내용
  • 서울대,하버드 출신에 특전사 입대해 대위로 전역하고 국회의원된 이분
    서울대,하버드 출신에 특전사 입대해 대위로 전역하고 국회의원된 이분
  • 윤석열이 인간적으로 가장 존경했다는 선배 검사의 정체와 근황
    윤석열이 인간적으로 가장 존경했다는 선배 검사의 정체와 근황
  • 이렇게 대화하다 망한다… 부부싸움 단칼에 멈추는 오은영 대화 방법
    이렇게 대화하다 망한다… 부부싸움 단칼에 멈추는 오은영 대화 방법
  • 평생 일해 번 170억 엄마 때문에 다 날리고 월세 전전중인 국민 여배우
    평생 일해 번 170억 엄마 때문에 다 날리고 월세 전전중인 국민 여배우
  • 현재까지도 소름끼친다는 ‘인간극장’ 신안 염전 가족 이야기 문제 장면
    현재까지도 소름끼친다는 ‘인간극장’ 신안 염전 가족 이야기 문제 장면
  • “북한 대재앙 발생” 폭우로 군사 기지 전부 초토화…김정은 답답해 미칠지경
    “북한 대재앙 발생” 폭우로 군사 기지 전부 초토화…김정은 답답해 미칠지경
  • 대기업 재벌가 자녀라는 루머가 있었는데…알고보니 사실이었던 연예인
    대기업 재벌가 자녀라는 루머가 있었는데…알고보니 사실이었던 연예인
  • “재벌 딸 맞아?” 삼성가 공주들의 너무나 검소한 소비습관
    “재벌 딸 맞아?” 삼성가 공주들의 너무나 검소한 소비습관
  • 5년 내내 대놓고 연애했는데, 아무도 사귄줄 몰랐던 10살 차 스타 커플
    5년 내내 대놓고 연애했는데, 아무도 사귄줄 몰랐던 10살 차 스타 커플

당신을 위한 인기글

  • ‘N번방’ 조주빈이 ‘계곡살인’ 이은혜에게 보낸 편지의 ‘섬뜩’한 내용
    ‘N번방’ 조주빈이 ‘계곡살인’ 이은혜에게 보낸 편지의 ‘섬뜩’한 내용
  • 서울대,하버드 출신에 특전사 입대해 대위로 전역하고 국회의원된 이분
    서울대,하버드 출신에 특전사 입대해 대위로 전역하고 국회의원된 이분
  • 윤석열이 인간적으로 가장 존경했다는 선배 검사의 정체와 근황
    윤석열이 인간적으로 가장 존경했다는 선배 검사의 정체와 근황
  • 이렇게 대화하다 망한다… 부부싸움 단칼에 멈추는 오은영 대화 방법
    이렇게 대화하다 망한다… 부부싸움 단칼에 멈추는 오은영 대화 방법
  • 평생 일해 번 170억 엄마 때문에 다 날리고 월세 전전중인 국민 여배우
    평생 일해 번 170억 엄마 때문에 다 날리고 월세 전전중인 국민 여배우
  • 현재까지도 소름끼친다는 ‘인간극장’ 신안 염전 가족 이야기 문제 장면
    현재까지도 소름끼친다는 ‘인간극장’ 신안 염전 가족 이야기 문제 장면
  • “북한 대재앙 발생” 폭우로 군사 기지 전부 초토화…김정은 답답해 미칠지경
    “북한 대재앙 발생” 폭우로 군사 기지 전부 초토화…김정은 답답해 미칠지경
  • 대기업 재벌가 자녀라는 루머가 있었는데…알고보니 사실이었던 연예인
    대기업 재벌가 자녀라는 루머가 있었는데…알고보니 사실이었던 연예인
  • “재벌 딸 맞아?” 삼성가 공주들의 너무나 검소한 소비습관
    “재벌 딸 맞아?” 삼성가 공주들의 너무나 검소한 소비습관
  • 5년 내내 대놓고 연애했는데, 아무도 사귄줄 몰랐던 10살 차 스타 커플
    5년 내내 대놓고 연애했는데, 아무도 사귄줄 몰랐던 10살 차 스타 커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