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나면 관계가 멀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다시 외로워집니다. 화를 참지 못해 소리를 높이고, 그 결과 연락이 뜸해지고, 결국 혼자 남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지요. 나이가 들수록 이 패턴은 더 뚜렷해집니다.
숭실사이버대 교수이자 노년상담가인 이호선 교수는 『이호선의 나이 들수록』에서 “나이 들수록 모든 걸 줄여도 관계만큼은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화를 다스리는 일 역시 결국 관계를 지키는 일입니다. 그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면, 화를 다스리기 위해 우리 곁에 두어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3위 – 내 감정을 알아차려주는 사람
화가 날 때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저 답답하고 짜증나고 억울할 뿐입니다. 이럴 때 “화가 많이 나셨나 봐요”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정의 파고가 한풀 꺾이지요.
이런 사람은 해결책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단지 당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 같은 존재입니다. 화는 인정받지 못할 때 더 커지지만, 누군가 알아차려주면 그 자체로 진정되기 시작합니다. 나이 들수록 이런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위 –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
화가 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조언이 아니라 경청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야기를 채 듣기도 전에 “그건 네가 잘못한 거야” 또는 “그냥 잊어버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화는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쌓이지요.
반면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 앞에서는 화가 말로 풀립니다. 말하다 보면 스스로 정리가 되고, 감정이 객관화됩니다. 이호선 교수가 관계를 줄이지 말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화를 삭이는 가장 건강한 방법은 믿을 만한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이니까요.
당신에게는 아무 판단 없이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관계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그가 바로 당신의 화를 다스려주는 사람입니다.
1위 –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
화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당신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화난 마음으로 가득 찬 날, 그 사람과 차 한잔 마시며 다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웃음은 화를 녹이는 가장 자연스러운 해독제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함께 웃을 사람이 줄어듭니다. 은퇴하고, 자녀는 독립하고, 친구들과도 점점 만남이 뜸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화가 나도 혼자 삭이고, 그 화는 곪아서 우울이나 원망으로 변하지요. 이호선 교수가 관계만큼은 줄이지 말라고 당부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당신에게 특별한 치유를 줍니다. 그 사람 앞에서는 화난 일이 한순간의 에피소드로 바뀝니다.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일들이 결국 지나갈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지요. 나이 들어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결국 이런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한 가지만 해보십시오. 오래 연락하지 못했던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거십시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는 짧은 안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관계는 거창한 만남이 아니라 작은 안부로 이어집니다. 그 작은 연결이 당신의 화를 다스리는 가장 든든한 방파제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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