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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중국차에 칼 빼 들었다”…EU, 하이브리드 수출 제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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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차량들 / 사진=B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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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자 EU가 수출 물량 자체를 조정하는 방안을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유럽 시장 비중을 현재 3분의 1 이상에서 약 15% 수준까지 낮추는 자율적인 수출 제한을 중국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중국산 하이브리드의 판매 비중을 15%로 강제하는 규정이 시행된 것은 아니다. FT가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전한 협상안이며, 로이터는 해당 내용을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도 보도 직후 공식 확인을 내놓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EU는 중국이 스스로 수출량을 낮추지 않을 경우 유럽 측이 직접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추가 관세를 포함한 다른 무역 방어수단이 후속 카드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EU 내부에서는 과거 일본 자동차업계가 유럽 수출을 자율적으로 제한했던 사례와 비슷한 방식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만 높이는 대신 수출량 자체를 협상 대상으로 올린 것이다.

3800대가 5만대로…21개월 만에 약 13배 늘었다

덴자 N8L / 사진=덴자
덴자 N8L / 사진=덴자

EU가 하이브리드까지 주목하게 된 배경에는 가파른 수입 증가가 있다. FT에 따르면 중국산 하이브리드의 월간 EU 수입량은 2024년 10월 약 3800대에서 2026년 7월 약 5만대로 늘었다.

단순 계산하면 약 21개월 사이 13.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평균 판매가격도 낮아지면서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EU는 2024년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를 대상으로 반보조금 상계관세를 도입했다. 기존 10% 자동차 관세에 업체별 추가 상계관세가 붙으면서 중국산 순수전기차의 유럽 진입장벽은 크게 높아졌다.

하이브리드는 해당 전기차 반보조금 조치의 직접 대상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 구조가 유지됐다. 이후 중국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유럽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도 빠르게 달라졌다.

중국 브랜드 EU 신차 비중 9% 넘어…가격은 최대 30~40% 낮아

SAIC Z7 / 사진=SAIC
SAIC Z7 / 사진=SAIC

중국 업체의 확대는 하이브리드 한 차종에만 나타난 변화가 아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 자료를 인용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의 EU 신차 판매 비중은 2026년 상반기 9%를 넘어섰다.

가격 차이도 크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CEO는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일부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 차량이 경쟁 모델보다 30~40%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YD와 SAIC 계열 MG 등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순수전기차에서 시작해 일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빠르게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유럽 업체 입장에서는 중국차와 경쟁해야 하는 영역이 전기차에서 내연기관과 전동화의 중간 시장까지 확장된 셈이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보다 충전 부담이 적으면서 연료를 이용한 장거리 주행도 가능해 유럽 소비자 선택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과 긴 전기주행거리까지 함께 내세우면서 기존 유럽 브랜드의 중형·중대형 SUV 시장과 직접 겹치는 사례도 많아졌다.

전기차 관세만으로 부족했나…유럽 자동차업계 압박 커졌다

유럽 완성차 공장과 출고 대기 차량 전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유럽 완성차 공장과 출고 대기 차량 전경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U가 수출량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린 배경에는 유럽 자동차산업의 수익성 악화도 있다.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폭스바겐을 비롯한 주요 유럽 제조사들은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포르쉐 부진 등을 반영해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발표했고,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미국 관세, 유럽 내 경쟁 심화가 동시에 수익성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중국 브랜드의 유럽 확대가 이 모든 실적 악화의 단일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금리와 에너지비용, 전기차 전환 비용, 글로벌 수요 둔화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EU 측은 그중에서도 중국의 자동차·배터리·화학제품 수출 확대를 산업 공동화와 연결해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은 과잉생산과 보조금 문제가 있다는 EU의 시각을 보호무역주의라고 반박하고 있어 같은 시장 상황을 두고 양측 해석도 크게 갈린다.

중국 “WTO 원칙 어긋나”…추가 관세 여부가 다음 변수

중국 자동차 수출항에 대기 중인 수출 차량과 자동차 운반선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중국 자동차 수출항에 대기 중인 수출 차량과 자동차 운반선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중국은 자율적인 수출 제한 방식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중국 상무부는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이른바 자율수출 제한은 WTO 규정에 어긋나고 시장경제와 공정경쟁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도 EU가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 원칙을 지키고 각국 기업에 공정한 영업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국 상무부는 EU가 실제로 공식적인 수출 제한안을 전달했는지 자체는 확인하지 않았다.

EU 입장에서도 아직 협상 단계가 남아 있다. EU의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는 2025년 3606억유로를 기록했고, 2026년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9% 확대됐다. EU는 10월까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원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이미 2024년 순수전기차가 관세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26년에는 월간 수입량이 3800대에서 5만대로 급증한 하이브리드까지 새로운 협상 대상으로 올라오면서, 중국이 자율적인 물량 제한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EU가 추가 관세나 다른 수입 제한으로 넘어갈지가 다음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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