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하고 나니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점심 드라마까지 이어지고, 저녁이 되면 하루 종일 TV를 켠 것 같은 날이 많아집니다.
문제는 뭘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간은 가는데 남는 게 없고, 몸은 자꾸 무거워집니다. 은퇴 후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TV 시청 습관 세 가지를 짚어드립니다.
3위. 리모컨으로 채널만 계속 돌리기
볼 것을 정하지 않고 채널을 돌리기 시작하면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화면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관심이 가서 멈추지만, 내용은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보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채널을 돌리는 동안 뇌는 계속 자극을 받지만 정보는 정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TV를 끄고 나면 피곤한데 뭘 했는지는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볼 프로그램을 미리 정해두고 그것만 보는 편이 낫습니다.
2위. 점심 먹고 바로 소파에 눕기
식사 후 소화가 안 된 상태에서 바로 누워 TV를 보면 졸음이 쏟아집니다. 그렇게 한두 시간 눈을 붙이면 밤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수면 리듬이 흐트러지면 다음 날도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낮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TV를 켜둔 채 어정쩡하게 졸면 깊은 휴식도 제대로 된 시청도 아닙니다. 점심 후에는 10분이라도 걷거나 설거지를 마친 뒤 앉는 편이 몸에 낫습니다.
1위. 재방송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기
이미 본 드라마인데도 재방송이 시작되면 또 앉아서 봅니다. 결말을 아는데도 계속 보게 되고, 한 회가 끝나면 다음 회까지 이어집니다. 하루에 두세 편씩 보다 보면 일주일이 그냥 지나갑니다.
익숙한 내용이라 머리를 쓸 필요가 없어서 편하지만, 그만큼 시간은 빠르게 흐릅니다. 새로운 자극이 없으면 뇌도 몸도 활력을 잃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라면 일주일에 한두 편 정도만 보고, 나머지 시간은 다른 활동으로 채우는 편이 좋습니다.
은퇴 후 TV는 쉬는 수단이지 하루를 채우는 목적이 되어선 안 됩니다. 하루에 볼 프로그램을 두 개 이하로 정하고, 그 외 시간은 TV를 끄고 산책이나 독서, 사람 만나는 일로 바꿔보십시오. 시간은 쓰는 대로 흐르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루의 무게는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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