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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암살자(들)’ 이민호② “허진호 감독님, 유해진 선배님, 박해일 선배님 에너지를 가까이서 느낀 것이 가장 큰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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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살자(들)〉 배우 이민호 인터뷰는 1부에서 이어집니다.

배우 이민호 (출처=(주)하이브미디어코프)

배우 이민호 (출처=(주)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에서 일본 현지에서 영일을 보좌하는 이강자 역으로 심은경 배우를 만나셨어요. 함께 연기해보니 어떠셨나요?

심은경 씨가 진짜 많이 샤이한 부분이 있어요.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저는 연기할 때 상대 배우랑 ‘어떻게 생각해요’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최대한 느끼고 날것의 리액션을 하고 싶은 편이라서 그녀를 지켜보는 입장이었어요. 극중 캐릭터처럼 낯선 사람이니까요. 영일이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하는 미션을 가지고 거기서 은경 씨의 캐릭터를 만나서 경계하면서도 어느 순간 고삐가 풀리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차 타고 이동하면서 사탕 하나 건네주고 이런 장면도 있었는데 편집됐죠. 그런 사소한 것들이 마음을 표현하고 관계의 벽을 허무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암살자(들)〉
〈암살자(들)〉

〈암살자(들)〉 이강자 역 심은경(가장 왼쪽), 최승화 역 최유리

영일은 극중 무고한 피해자인 최승화(최유리)와 연관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에요. 그런 지점은 어떻게 캐릭터에 녹여내려고 하셨을까요?

그 감정도, 이렇게까지 말해도 괜찮을까 싶은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처음 일어났을 때 포커스가 전쟁이나 정세로 많이 맞춰졌잖아요. 사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정말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거기에 언급되지 않는 민간인 희생자가 있는데. 그래서 결국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 무언가 다뤄줄 수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주목받지 못하고 언급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최유리 씨가 맡은 역할에도 저는 많이 투영이 됐던 것 같아요. 다만 부채의식 때문에 영일이 움직인다, 그렇게까지 가면 과해진다고 생각해서 일말의 감정 중에 묻혀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었어요.

시나리오 단계에서 영일이 지금보다 작은 비중이었는데, 그런데도 출연을 결정했다고 하더라고요.

완전 적은 버전은 저도 못 받았어요. 전략적으로 안 주신 것 같아요.(웃음) 어느 정도 된 부분도 지금의 롤보다 작았지만 영일이 살아 숨 쉬는 걸 느껴서 충분하다 싶어 합류했어요. 허진호 감독님은 말씀이 많으신 편은 아니에요. 그런 식으로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나 또한 완벽하지 않고 본 것에 한해서 진짜인지 아닌지 중요하다’고. 그런 스타일이세요. 그래서 두 번째 촬영까지는 명확히 요구하는 부분이 있으셨는데, 그 이후로는 온전히 맡겨주셨을 거 같아요.

(왼쪽부터) 〈암살자(들)〉 영일 역 이민호, 재환 역 박해일, 철구 역 유해진
(왼쪽부터) 〈암살자(들)〉 영일 역 이민호, 재환 역 박해일, 철구 역 유해진

이번 영화는 주연이지만 함께 하는 선배님들이 있었잖아요. 현장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을 거 같아요.

우선은 저조차도 이 사이에서 잘 묻어나야 한다 우려가 있었어요. 첫 현장에 나가서 촬영하고 모니터를 했을 때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뒤로는 감독님과 선배님들의 안정감을 받으면서 자유롭게 하려고 했어요. 많이 이쁨 받았어요. 커피차들이 많이 왔어요. 커피 드실 때 행복해보이셨어요.(웃음) 그리고 선배님들이 질문을 많이 해주셨어요. 호기심과 애정으로 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주셨어요. 애정이 없으면 질문을 하지 않잖아요.

유해진 배우는 이민호 배우와 어떤 얘기를 했는데 자신이 생각해본 적 없는 얘기를 했다며 굉장히 똑똑한 배우라고 하셨어요.

아마 이런 얘기였을 거예요. 제가 몇 년 전부터 AI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해진 선배는 자연을 많이 접하시고 신문물은 많이 접하지 않으셔서(일동 웃음) 그런 얘기를 하신 것 같아요. 저는 지금 시대에 느낌표보다 물음표를 잘해야 하는 시기일 거라고 생각해요. 느낌표는 인간보다 AI가 더 잘해주는 시대이고 그럼 우리는 질문을 잘해야 인간으로서 배우로서 의미가 있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이런 얘기를 할 때 해진 선배가 그렇게 느끼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커피를 만드는 브이로그를 본다고 해요. 사람 손이 나오는 브이로그는 10분 20분 보지만 로봇팔이 나와서 만드는 브이로그는 안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결국 기술적으로 대체될 수 있지만 우리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을 만들고 표현하는 것에 다시 갈망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영화에서 등장하는 빌런 중 가장 인상적인 빌런이 있다면?

아무래도 (김상필 역) 박훈이형 같은데.(일동 웃음) 다만 저는 명확한 악역이라고 할 만한 인물이 저희 작품 안에서 찾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도 그 포지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니까요. 희대의 악역이라고 작품 안에서 없는 것 같긴 한데 관객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긴 해요.

작년엔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극장을 찾았는데 성과는 조금 아쉬웠잖아요.

저도 사실 큰 기획으로는 유중혁(이민호)과 김독자(한효섭)가 만나서 2부에서 유중혁과 김독자의 입장이 바뀌는 부분이 있어서 거기까지는 하고 싶은데 안돼서 아쉽죠. 이 두 번째 이야기부터 딥하게 들어가고 얽히고설키는 그런 관계성 같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이라서요. 그게 한국을 대표하는 IP라서 어떤 방식으로든 소생이 가능하다면 저는 참여하고 싶어요.

〈암살자(들)〉
〈암살자(들)〉

앞으로 어떤 캐릭터들을 연기하고 싶으신가요?

내년이면 완연한 40대이기에 어른 섹시미를 강조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웃음) 어른 섹시미는 저도 내년부터 만들어가야 하는데.(웃음) 이 시대의 섹시란 무엇인가 고민해보려고요. 캐릭터들도 좋은 곳에 있는 화초 같은 느낌보다 잡초 같은 느낌의 캐릭터를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그동안의 작품과 근래 작품을 보면 조금 결이 다르기도 해요. 현재 작품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요?

최근 한 5년 동안은 로맨틱 코미디류 작품은 일단 안 한다, 그런 게 있었어요. 그리고 어떤 인물이 부각되는 것보다 작품 이야기가 더 우선시되는 것 위주로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전지적 독자 시점〉이나 〈파친코〉 같은 다양한 배우들에게 포커스가 돌아가는, 그리고 그걸 아우르는 큰 이야기가 있는 작품 위주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내심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오길 바라는 팬들도 있어요.

허진호 감독님께 마지막 작품을 한다면 뭘 하고 싶으신지 여쭤보니까 멜로를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사랑 이야기는 나이 불문 우리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가져가야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다만 20대 때처럼 그렇게 첫눈에 반하는 로맨틱 코미디는… 지금 이민호가 첫눈에 반해서 그러면 나이에 걸맞지 않잖아요.(웃음) 다른 류의 사랑을 해야 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청춘과 불꽃같은 로코보다는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로맨스나 로코여도 지금의 정서를 넣은 로코여야 한다 그런 마음이 있어요. 20대 때 로코를 지금 나이에 답습한다면 제 스스로도 새로운 에너지가 안 나올 것 같고. 그래도 사랑 얘기는 계속할 것 같긴 해요. 살아가면서 중요하고 직관적이고 큰 힘을 가진 소재라서요.

배우 이민호 (출처=(주)하이브미디어코프)
배우 이민호 (출처=(주)하이브미디어코프)

그럼 이민호 배우가 최후의 작품을 만든다면 어떤 장르를 하고 싶나요?

리얼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어요. 그냥 가공되지 않은 무언가를 남기면 좋을 것 같아요. AI 시대에 인간다운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가져가게 되는데, 결국 우리는 주어진 시간에서 살아가고 끝이 정해져있잖아요. 그래서 외롭고 공허함도 느껴진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 끝을 다 알고 있으니까. 그때까지의 시간을 개개인의 자유에서 어떻게 쓰느냐가 다르겠지만 저 또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생명체로서 마지막을 어떻게 정리하고 날것의 이야기를 남긴다면 그 자체만으로 저의 시간들과 존재가 증명되는 거니까 의미 있지 않을까요? 물론 주목을 받지 못하겠지만요.

전 세계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 배우 1위를 13년째 지키고 있어요.(‘2026 해외한류실태조사’ 기준) 각국의 팬들이 이민호를 이처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서인 거 같아요. 20대에 한 작품들이 서툴고 순수한 사랑을 표현했던 인물들이잖아요. 그게 문화와 경험을 뛰어넘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라고 생각해요. 지금 돌이켜보니 20대에 남길 수 있는 정서를 남겨놓길 잘했다 생각해요. 그때는 왜 ‘로맨스 위주로 해, 배우면 영화 많이 하고 그래야지’ 그런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요. 저도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니까 누군가의 어떤 관점이나 입맛에 맞춰살아가는 걸 바라시지 않을 거예요. 그런 걸 충족하기 위해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전제는 무조건 있는 거고요. 좋은 사람 하면 진부하고 재미없게 받아들이는 단어일 수 있는데 그 안에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래서 더 많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표현하고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까요. 제가 느껴지는 대로, 그리고 느끼고 싶은 방향에 맞춰서 눈치 안 보고 사는 게 제 개인적인 삶의 방향입니다.

연기하기 전과 연기를 한 이후의 이민호는 어떻게 다를까요?

연기하기 전은 좀 굶주려있던 때였어요. 일단은 성공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 인간이었다고 하면 사랑을 받아보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보니 그 뒤로는 더 본질적인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상황에 던져져 있을 때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인가가 우선시하고 고민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유해진 배우는 이민호 배우를 ‘양동생’이라고 말했는데(일동 웃음) 이민호 배우는 유해진 배우와의 현장이 어땠나요?

영화에서 만나는 신이 많이 없지만 순간의 찰나에 눈에 살기 같은 걸 느낀 적이 있어요. 그 날것의 느낌을 몇십 년 동안 이어오고 계신 거잖아요. 그 야생성과 날것의 느낌을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게 정말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할 때마다 늘 추구하는 게 날것이고 싶다는 지점을 얘기하는데 그런 면에서 해진 선배님이 삶을 되게 본능적으로 바라보시는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이나 혼자만의 시간이나 이런 것들을 되게 중요시 여기는 선배님이라고 느끼고 저도 그런 지점을 담고 싶고 영감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이제 토론토국제영화제를 가잖아요. 어떠실 것 같나요?

가서 느껴봐야 알 것 같아요.(웃음) 어릴 적부터 해외 일정을 많이 가봤지만 영화제는 아직 경험하지 않은 지점이라 설레는 마음은 있어요. 처음 가는 거라서. 이민호로서 아니라 〈암살자(들)〉로 사랑하는 분들이랑 가는 거라 따뜻한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배우 이민호 (출처=(주)하이브미디어코프)
배우 이민호 (출처=(주)하이브미디어코프)

이번 영화에서 배우 이민호가 건진 최고의 성과는?

해진 선배랑 해일 선배의 호흡을 가까이서 느낀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존경받는 배우들의 그런 호흡이나 에너지를 가까이에서 느꼈던 것이 저한테는 엄청 큰 경험이었어요. 허진호 감독님을 포함해서요.

추석 극장가가 무척 치열할 예정인데 좀 자신이 있으신가요?

그래도 올해 천만 배우인 유해진 선배님 필두로 다채로운 배우들이 많이 나오니까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을까 해요. 저로서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들으면 가장 만족감이 높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암살자들 많.관.부?(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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