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에게 커피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필수 연료다. 많은 이들이 피로를 쫓기 위해 하루 서너 잔씩 습관적으로 마시는 가운데, 의학계에서는 커피 섭취량뿐 아니라 마시는 시간대도 건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생체 리듬과 카페인이 체내에서 상호작용하는 시점에 따라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4만 명 약 10년 추적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된 미국 연구진의 관찰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는 시간대와 사망 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이 미국 성인 4만725명을 중앙값 9.8년 동안 추적한 결과, 커피를 주로 오전에 마신 그룹은 비섭취자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6% 낮았다. 특히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31% 낮게 나타났다.
연구에서 ‘오전형’은 오전 4시부터 11시59분 사이에 커피 섭취가 집중된 유형을 뜻한다. 반면 오전부터 오후와 저녁까지 커피를 나눠 마신 집단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전체 사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지 않았다.
섭취량별 분석에서는 오전형 그룹 가운데 하루 1잔 초과부터 2잔, 2잔 초과부터 3잔은 물론 3잔을 초과해 마신 사람들에게서도 전체 사망 위험 감소와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따라서 보호 효과가 하루 최대 3잔 또는 카페인 300㎎ 이하에서만 나타났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멜라토닌과 염증 반응이 가능한 배경으로 거론
연구진은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난 배경으로 생체 리듬과 염증 반응을 제시했다. 오후나 저녁에 섭취한 카페인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와 생체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혈압과 산화 스트레스 등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요인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커피에 들어 있는 여러 생리활성 물질은 항염 작용과 관련이 있다. 일부 염증 지표가 오전에 높아졌다가 오후에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커피를 오전에 집중해 마시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멜라토닌과 항염 작용은 해당 연구에서 직접 검증된 원인이 아니라 연구진이 제시한 가능성이다.
늦은 커피는 수면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커피의 영향을 줄이려면 일률적으로 정오 이전에 섭취해야 한다고 단정하기보다 개인의 취침 시각과 카페인 민감도를 고려해야 한다.
카페인의 체내 분해 속도에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오후에 마신 커피로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면 섭취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복 커피 역시 모든 사람에게 해롭다고 볼 수는 없지만, 속쓰림이나 위산 역류, 두근거림이 나타난다면 식후에 마시거나 섭취량을 줄이는 편이 좋다.
무엇보다 이번 결과는 관찰연구에서 확인된 연관성으로, 오전 커피가 직접 수명을 늘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커피의 양과 시간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수면 습관에 맞춰 조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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