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하회한 부실기업 비중, 19.1%⋯전년 대비 2.0%p ↑
금융 부실 뇌관 2금융권으로 전이…비은행 대출 비중 42% 육박 ‘건전성 비상’
반도체발 이자배상비율 급등에도⋯기업 절반은 영업익으로 대출이자 못 갚아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좀비기업)’ 비중이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수출 대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고금리 파고를 넘지 못한 취약 중소기업과 업황 부진 업종의 부실 뇌관이 금융권 전반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양상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부감사 대상(외감) 기업 가운데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돈 한계기업 비중은 기업 수 기준 19.1%로 전년(17.1%) 대비 2.0%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 5곳 중 1곳이 만성 자금난에 빠져 있는 셈이다.
특히 금융기관이 이들 한계기업에 내준 대출과 채무보증 등 ‘한계기업 여신 비중’의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외감기업 여신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5.6%에서 2025년 말 21.2%로 1년 만에 5.6%p 수직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여신 비중이 19.2%에서 28.9%로 9.7%p 폭증해 대기업(14.0%→18.2%)의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다.
더 큰 문제는 부실 위험이 제2금융권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외감기업에 대한 비은행권 여신 중 한계기업 여신 비중은 2024년 16.6%에서 2025년 말 27.0%로 10.4%p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한계기업이 보유한 전체 금융권 빚 가운데 상호금융·저축은행·여전사 등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2.2%까지 치솟았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부실 흡수력이 약한 2금융권으로 한계기업의 채무가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업종별로는 전통 제조업의 타격이 심각했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의 한계기업 여신 비중은 대규모 차입금을 보유한 주요 대기업들이 줄줄이 편입되면서 2024년 14.0%에서 2025년 말 36.1%로 2.5배 이상 급등했다. 부동산(43.5%)과 숙박음식(45.8%) 등 내수 서비스 업종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계기업의 기초체력(버퍼)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한계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2025년 말 기준 77.2%로 적정 기준선인 100%를 한참 밑돌았고, 현금성 자산 비중도 6.6%에 불과해 비한계기업(11.0%)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금리 변동에 취약한 CP(기업어음) 등 시장성 조달에 의존하는 비율도 가파르게 늘어 시장 금리 변동 시 차환 리스크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13.6배로 전년 동기(5.2배) 대비 대폭 개선됐으나, 이는 반도체 대기업들의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은 분석이다. 실제로 1분기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46.3%로 치솟아 극단적인 ‘K자형 양극화’를 확인시켰다.
한은은 기업 수익성 개선과 자본확충 등에 힘입어 한계기업 중 실제 부실위험기업으로 분류되는 비중(38.0%) 자체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1년 안팎의 시차를 두고 차주의 연체 위험으로 이어지는 만큼, 업황 부진 업종과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철저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단기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차환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부실위험이 높은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유도하되 시장의 과도한 경계감으로 정상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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