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철 추어탕의 주재료인 미꾸라지는 예부터 기력이 떨어졌을 때 챙겨 먹는 보양 식재료로 사랑받아왔다. 실제로 살뿐 아니라 뼈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어 단백질과 칼슘을 비롯한 여러 비타민·미네랄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꾸라지가 기력 보충 음식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영양학적인 이유도 있다.
가을에 살이 오르는 미꾸라지, 추어탕이 계절 보양식이 된 이유
추어탕의 ‘추어(鰍魚)’는 미꾸라지를 뜻한다. 미꾸라지는 여름을 지나면서 먹이 활동을 하고 겨울을 앞두고 영양분을 축적하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맛이 좋아지는 식재료로 여겨졌다. 특히 9월을 전후한 초가을에는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는 음식으로 추어탕을 찾는 사람이 많다.
다만 ‘9월에 먹으면 특정 영양소가 급격하게 증가한다’고 볼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제철이라는 의미는 영양소 하나의 변화보다는 미꾸라지의 생태와 식문화, 가을철 맛과 이용 시기가 함께 만들어낸 개념에 가깝다.

기력 보충의 중심에는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있다
미꾸라지가 보양식으로 평가받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근육과 피부, 효소와 호르몬 등 신체 조직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필수 영양소다. 특히 식사량이 줄어들거나 활동량이 많은 시기,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기 쉬운 사람에게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더욱 중요해진다.
미꾸라지는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면서 여러 필수아미노산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식재료다. 따라서 추어탕 한 그릇으로 갑자기 피로가 사라진다기보다 식사를 통해 부족했던 단백질과 에너지를 보충한다는 측면에서 ‘기력을 보충하는 음식’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뼈째 갈아 만드는 추어탕, 칼슘을 함께 먹는 것이 강점이다
미꾸라지가 일반적인 생선 요리와 다른 부분은 작은 뼈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푹 삶은 뒤 으깨거나 갈아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살뿐 아니라 뼈에 들어 있는 칼슘까지 섭취할 수 있다. 칼슘은 뼈와 치아를 구성하는 데 필요할 뿐 아니라 정상적인 근육 수축과 신경 전달에도 관여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 건강과 함께 뼈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단백질과 칼슘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은 미꾸라지의 장점이다. 다만 실제 칼슘 섭취량은 미꾸라지를 얼마나 통째로 사용했는지, 뼈를 걸러냈는지 등 조리 방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비타민 B군은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이용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기력 회복’이라는 표현에서 빼놓기 어려운 것이 비타민 B군이다. 미꾸라지를 비롯한 어류에는 비타민 B군이 들어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어류 식품에서 비타민 B1·B2·B6·B12와 니아신 등이 확인된다.
이 가운데 비타민 B12는 정상적인 적혈구 형성과 신경계 기능에 필요하고, 여러 비타민 B군은 섭취한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을 체내에서 에너지로 이용하는 대사 과정에 관여한다. 따라서 비타민 B군 자체를 ‘먹으면 힘이 솟는 성분’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철·아연·인 등 미네랄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미꾸라지의 장점은 단백질과 칼슘에서 끝나지 않는다. 철과 인, 아연을 비롯한 여러 무기질도 섭취할 수 있다. 철은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으로 체내 산소 운반에 관여하고, 아연은 정상적인 면역 기능과 세포 성장에 필요하다.
인 역시 뼈와 치아를 구성하면서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필수 무기질이다. 결국 미꾸라지가 보양식으로 활용되기 좋은 이유는 특정한 ‘원기 회복 성분’ 하나가 들어 있어서가 아니라 단백질을 중심으로 다양한 미량영양소를 한 음식에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어탕에 우거지·들깨를 더하면 한 끼 영양 구성이 달라진다
미꾸라지를 가장 익숙하게 먹는 방법은 역시 추어탕이다. 여기에 우거지나 시래기 같은 채소를 충분히 넣으면 식이섬유와 칼륨, 엽산, 베타카로틴 등의 식물성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고, 들깨가루를 적당량 넣으면 불포화지방과 알파리놀렌산(ALA), 마그네슘 등도 더해진다.
미꾸라지의 동물성 단백질과 채소, 들깨가 어우러지면서 한 그릇의 영양 구성이 다양해지는 셈이다. 다만 추어탕을 보양식으로 먹을 때 의외로 주의해야 할 부분은 국물의 나트륨이다. 된장과 소금, 국간장 등을 많이 넣거나 국물까지 모두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간을 지나치게 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단백질 근육과 신체 조직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영양소다.
칼슘 뼈째 이용하는 조리법 덕분에 미꾸라지의 대표적인 영양상 장점이 된다.
비타민 B군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와 신경·혈액 건강에 관여한다.
철·아연·인 산소 운반과 면역 기능, 뼈 건강 등에 필요한 무기질을 보충한다.
추어탕 우거지·시래기·들깨를 곁들이되 국물의 나트륨은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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