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 부친 부추전은 바삭하지만 접시에 올려두면 채소에서 나온 수분과 수증기 때문에 금세 눅눅해진다. 이럴 때 부침가루에 튀김가루와 탄산수를 섞고 마지막에 빵가루를 소량 더해 부치면 기존 부추전과 다른 거친 바삭함을 만들 수 있다. 핵심은 빵가루 하나가 아니라 수분이 많은 채소, 반죽의 농도, 굽는 두께까지 함께 조절하는 데 있다.
부추전이 식으면 눅눅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분이다
부추전을 막 부쳤을 때 바삭한 것은 팬과 맞닿은 반죽에서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표면이 단단하게 굳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에서 내린 뒤에도 부추와 양파 같은 채소 안에는 상당한 수분이 남아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내부의 수분이 바깥쪽으로 이동하면서 처음에는 바삭했던 전의 표면을 다시 축축하게 만든다. 뜨거운 전을 접시에 여러 장 겹쳐놓으면 상황은 더 빨라진다.
아래쪽 전에서 빠져나온 수증기가 위쪽 전과 접시 사이에 갇히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도 바삭한 부추전을 만들려면 처음부터 수분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얇고 가벼운 반죽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튀김이나 부침의 바삭한 식감 역시 표면에서 수분이 빠지고 반죽이 단단한 구조를 형성하면서 만들어진다.

부침가루에 튀김가루 한 숟갈, 반죽의 성격부터 달라진다
먼저 부침가루에 튀김가루를 한 숟가락 정도 섞는다. 시판 튀김가루의 정확한 배합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밀가루를 기본으로 전분이나 팽창제, 조미 성분 등을 조합해 튀김옷에 적합하도록 만든 제품이 많다. 따라서 부침가루만 사용했을 때보다 가볍고 바삭한 방향으로 식감을 조절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튀김가루를 많이 넣는다고 무조건 더 바삭해지는 것은 아니다. 부추전은 튀김처럼 기름에 완전히 잠겨 조리하는 음식이 아니므로 소량을 보조적으로 섞는 정도면 충분하다. 부침가루 한 컵을 사용한다면 튀김가루 1큰술 정도부터 시작해도 좋다. 제품마다 이미 소금이나 조미료가 들어 있을 수 있으므로 별도의 소금간은 반죽을 맛본 뒤 결정한다.

찬 탄산수를 넣으면 반죽을 가볍게 만드는 데 유리하다
다음은 일반 물 대신 차가운 무가당 탄산수를 넣는다. 탄산수에는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고 반죽에 섞였을 때 작은 기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뜨거운 팬 위에서는 반죽 속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구조가 굳는데, 가벼운 기포와 얇은 반죽은 두껍고 치밀한 밀가루 반죽보다 바삭한 식감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튀김에서도 반죽을 지나치게 치밀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바삭한 껍질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탄산수 자체보다 차갑게 사용하고 반죽을 지나치게 오래 섞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밀가루 반죽을 계속 휘저으면 글루텐이 발달하면서 점성이 강해지고 질긴 식감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부침가루와 튀김가루에 차가운 탄산수를 붓고 가루가 대략 풀릴 정도로만 짧게 섞는다. 반죽도 되직하게 만들기보다 부추에 얇게 달라붙을 정도가 좋다.

부추·당근·양파를 넣을 때도 ‘채소보다 반죽이 많아지지 않게’ 한다
반죽이 완성되면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 부추와 가늘게 채 썬 당근, 양파를 넣는다.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가 채소가 잠길 정도로 반죽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반죽층이 두꺼워질수록 가운데에 수분이 머물기 쉬워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럽고 축축한 식감이 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부추를 주재료로 충분히 넣고 반죽은 채소끼리 서로 붙을 정도로만 얇게 묻힌다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양파 역시 단맛을 더해주지만 수분이 많은 채소이므로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바삭함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당근과 양파는 부추와 비슷하게 가늘게 채 썰어야 전을 얇게 펼쳤을 때 특정 부분만 두꺼워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마지막에 넣는 빵가루, 평범한 부추전과 식감을 갈라놓는다
이번 방법에서 가장 독특한 재료는 빵가루다. 빵가루는 밀가루처럼 반죽 속에서 완전히 풀리는 가루가 아니라 말린 빵을 잘게 부순 입자다. 튀김 요리에서 빵가루가 바삭한 외피를 만드는 것도 이런 입자 구조 때문이다. 빵가루를 이용한 코팅은 표면에 요철과 빈 공간을 만들어 바삭한 식감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부추전에서는 돈가스처럼 겉면을 빵가루로 완전히 덮는 것이 아니라 반죽에 소량 섞어 식감의 포인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팬에 닿은 빵가루 입자는 기름을 머금으면서 노릇하게 구워지고, 매끈한 밀가루 반죽과는 다른 거친 크런치감을 만든다. 빵가루가 일부 수분을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반죽이 뻑뻑해지고 기름을 많이 흡수할 수 있다. 부침가루 한 컵 기준 2~3큰술 정도부터 넣어 상태를 보고 조절하는 것이 무난하다.

팬에서는 얇게 펼치고, 첫 면이 바삭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재료가 준비됐으면 팬을 충분히 달군 뒤 식용유를 넉넉하지 않되 부족하지도 않게 두른다. 반죽을 올린 다음에는 뒤집개로 눌러 가능한 한 얇고 넓게 펼친다. 두꺼운 부추전은 가운데 채소에서 나온 수분이 빠져나가기 어렵지만 얇게 부치면 팬과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지고 수분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날아간다.
처음부터 계속 뒤집는 것도 피한다. 한쪽 면이 노릇하게 굳어 가장자리가 바삭해진 다음 한 번에 뒤집는다. 반대편도 충분히 구운 뒤 마지막에는 불을 살짝 높여 짧게 마무리하면 표면의 남은 수분을 날리는 데 도움이 된다. 바삭한 코팅을 만들 때 반죽층과 수분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일반적인 튀김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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