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식을 결혼시키고 나면 이제 한시름 놓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때부터 서운함과 억울함이 쌓이는 부모들이 많다. 냉장고를 정리해 주고 반찬을 채워 놓았다가 며느리에게 살림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다는 말을 듣거나, 형편이 어려워 보여 보태준 돈을 자식이 어느새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다.

그런데 똑같이 자식을 키우고 결혼시켰는데도 자식과 계속 부딪히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더 존중받고 더 자주 찾아오는 손님이 되는 부모도 있다. 그 차이는 대체 어디서 갈리는 걸까.

1. 자식 부부의 살림에 간섭하지 않는다
결혼한 자식의 집은 이제 부모의 손이 닿지 않는 독립된 공간이다. 밥을 사 먹든 청소를 며칠 미루든, 아이를 어떻게 재우든 그건 부모가 판단하고 지적할 몫이 아니다. 부모 눈에는 여전히 서툴고 불안해 보여도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중이다.
건강 챙기라고, 집 좀 치우라고 좋은 뜻으로 건넨 말도 자식 부부에게는 생활 방식을 지적당하는 걸로 들린다. 한번 그런 말이 오가고 나면 다음부터는 집에 초대하는 것 자체를 조심스러워한다. 똑똑한 부모는 눈에 거슬리는 게 보여도 입을 닫고, 자식이 스스로 부딪히며 맞춰가도록 지켜보는 쪽을 택한다.

2. 지갑을 함부로 열지 않는다
자식이 대출금과 생활비로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 선뜻 돈을 보태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몰래 통장에 매달 얼마씩 넣어주기 시작하면 처음엔 자식도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한다. 하지만 그 도움이 몇 달만 반복돼도 어느새 당연한 권리처럼 여겨지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더 큰 지원을 먼저 요구해오는 경우까지 생긴다. 돈을 쥐어주는 순간은 편해 보여도, 결국 자식이 스스로 가정을 책임지는 힘을 뺏는 셈이 된다. 똑똑한 부모는 자기 노후 자금을 단단히 지키면서, 자식이 조금 고생하더라도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둔다.

3. 부부싸움에 끼어들지 않는다
자식이 전화로 울면서 배우자 흉을 보면 부모는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 당장 사위나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그 순간 단순한 부부 싸움은 집안 싸움으로 번지고, 갈등은 더 커진다.
한쪽 편을 들어준 부모는 상대 배우자에게 깊은 앙금을 남기고, 며칠 뒤엔 오히려 자식에게 왜 나서서 일을 키우냐는 원망을 듣기도 한다. 부부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부딪히고 화해하며 관계를 맞춰가야 한다. 똑똑한 부모는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독여줄 뿐, 누가 옳고 그른지 시비를 가리려 하지 않는다.

해주지 않는 게 많아 보여도, 그게 오히려 자식과 오래 가는 길이다. 손을 놓을 줄 아는 부모가 결국 더 자주 찾아오는 자식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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