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물건을 두고 가격표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다르면 먼저 드는 생각은 하나다. 대체 무엇을 다르게 보고 있기에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삼성전자 목표주가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은 63만원, 키움증권은 35만원을 제시하면서 차이가 무려 28만원까지 벌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한쪽만 삼성전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두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인데 미래 이익을 계산하는 전제가 크게 달랐다.
63만원과 35만원을 가른 메모리 전망
9월 23일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53만원에서 63만원으로 18.9% 올렸고, 키움증권은 35만원을 유지했다. 유안타는 메모리 공급 부족의 장기화에 무게를 뒀고 키움은 당장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췄다.

출처: 뉴스1
출처: 자본시장뉴스
삼성전자의 2026년 2분기 확정 실적은 매출 171.5조원, 영업이익 89.5조원이었다. 3분기에 대해 유안타는 매출 212조1920억원과 영업이익 99조8600억원, 키움은 매출 198조원과 영업이익 107조원을 예상했는데, 이 숫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3분기 확정 실적이 아니라 각 증권사의 추정치다.
유안타가 더 멀리 본 핵심은 공급이다. HBM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생산능력 일부를 흡수하고 AI 추론 확대로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 2027~2028년에도 빠듯한 수급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키움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범용 D램 가격 상승세 둔화를 반영했다. 범용 D램 가격 상승률 전망도 20%에서 12%로 낮췄다는 점에서, 결국 목표주가 차이는 현재의 삼성전자보다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을 얼마나 오래 높게 유지할 것으로 보느냐에서 시작된다.
목표주가는 정답보다 전제를 봐야 한다
목표주가는 미래 실적에 일정한 가치평가 기준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물이다. 같은 회사를 분석해도 메모리 가격, 이익 지속 기간, HBM 성장 속도와 주주환원에 어떤 가정을 넣느냐에 따라 숫자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 차트
이번 경우 유안타의 63만원에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고 잉여현금흐름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이 강하게 반영됐다. 키움의 35만원에는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계와 HBM·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함께 들어 있다.
그래서 높은 목표주가 하나만 떼어 보는 것은 위험하다. 63만원이라는 숫자가 의미를 가지려면 메모리 공급 제약과 AI 메모리 수요, 이익 확대가 실제로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출처: 조선일보
앞으로 볼 지표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범용 D램 가격 상승률이 다시 강해지는지, HBM 판매와 파운드리 수익성이 기대만큼 개선되는지, 그리고 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기대를 따라가는지가 목표주가의 전제를 검증할 기준이다.
마치며
가격표 두 개가 크게 다를 때 중요한 것은 어느 숫자가 더 눈에 띄느냐가 아니다. 각각의 가격표가 어떤 조건을 전제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해야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삼성전자 목표주가 28만원 차이도 그렇게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두 증권사가 완전히 반대 방향을 보는 것이 아니라 메모리 호황의 지속 기간과 단기 실적 변수에 서로 다른 무게를 두면서 결과가 달라진 것이다.
결국 63만원과 35만원 가운데 숫자 하나를 먼저 고르기보다 그 숫자를 만든 전제가 실제 실적으로 확인되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다음 삼성전자 실적에서 메모리 가격과 HBM·파운드리 수익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그 간격을 좁힐 첫 번째 확인 지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