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가족들이 둘러앉아 윷놀이를 하다 보면 유독 윷은 잘 나오는데 모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단순히 기분 탓일까. 수학적으로는 윷과 모가 똑같이 나와야 할 것 같지만 실제 윷놀이판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윷가락 하나의 앞뒤가 나올 확률을 각각 50%라고 가정해 보자. 네 가락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떨어지는 윷과 모의 확률은 각각 1/2을 네 번 곱한 1/16, 즉 6.25%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도는 25%, 개는 37.5%, 걸은 25%다. 이론적으로는 개가 가장 자주 나오고 윷과 모가 똑같이 가장 드물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윷가락이 동전처럼 앞뒤가 대칭이 아니라는 점이다. 배는 평평하고 반대쪽 등은 둥글다. 윷가락이 공중에서 회전하며 서로 부딪히거나 바닥에 튀고 구르는 과정에서 배와 등이 위를 향할 확률이 정확히 반반일 리는 없다.

국내 통계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연구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계학과 박진경·박흥선 연구팀은 1996년 논문 ‘윷의 확률 추정에 대하여’에서 시중에 판매되는 여러 종류의 윷을 직접 던져 출현 확률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윷가락 하나의 평평한 배가 위로 향할 확률은 대체로 53~60%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바닥의 종류보다는 윷가락 자체의 종합적인 형태가 확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 차이는 네 가락을 한꺼번에 던질 때 훨씬 커진다. 가령 배가 위로 향할 확률을 60%라고 놓으면 네 가락 모두 배가 나오는 윷의 확률은 0.6을 네 번 곱한 약 12.96%다. 반대로 네 가락의 등이 모두 나오는 모의 확률은 0.4를 네 번 곱한 약 2.56%다. 윷이 모보다 약 5배 잘 나온다는 계산으로, 윷과 모가 각각 6.25%라는 익숙한 계산과는 상당한 차이다.
후속 연구도 이어졌다. 영남대학교 오창혁 연구원은 2010년 한국데이터정보과학회지에 낸 논문 ‘윷놀이와 확률’에서 실제 윷의 특성을 고려한 윷이항분포를 제시했다. 윷가락 한 면이 위로 향할 확률을 무조건 0.5로 가정하지 않고 실제 윷의 비대칭성을 확률 계산에 반영했다.

선행연구들을 종합하면, 모든 윷놀이에서 윷이 모보다 정확히 5배 잘 나온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확률은 윷가락의 크기와 굵기, 배와 등의 형태, 바닥, 던지는 자세 등에 따라 달라진다. 12.96%와 2.56% 역시 배가 위로 향할 확률을 60%로 놓았을 때 얻어지는 단순한 계산값이다.
이번 추석 연휴 가족들과 즐기는 윷놀이에서 유난히 윷은 자주 나오는데 모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운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조상들이 개발한 전통놀이 윷놀이에 숨은 숫자와 확률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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