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거래 하나를 따내면 회사의 1년 실적이 달라질 정도라면 경쟁자들이 몰리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바라보는 곳이 국내 기업 한 곳으로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다. ADR 발행부터 기업 분할과 M&A까지 삼성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배경에도 글로벌 IB들의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계기는 지난 7월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서 진행한 초대형 ADR 거래였다. 약 265억달러 규모 거래가 성사된 뒤 글로벌 IB들의 시선이 다음 대형 거래 후보인 삼성전자로 향했다.
40조원 하이닉스 거래가 남긴 숫자
미국 SEC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SK하이닉스는 ADR 발행을 위해 1779만주의 신주를 발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1억7790만 ADS를 공모했다. ADS당 공모가격은 149달러로 총 공모금액은 약 265억달러였다.

출처: 조선비즈
출처: 중앙일보
IB업계가 주목한 것은 거래 규모만이 아니다. SEC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인수수수료와 할인액은 총 2억5754만달러 수준으로, 수천억원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씨티와 JP모건을 비롯한 글로벌 IB들이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한 번의 초대형 자본시장 거래가 IB 입장에서는 막대한 수수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SK하이닉스가 보여준 셈이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음 후보가 거론됐다. 국내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인 삼성전자에서 비슷한 거래가 나온다면 그 규모와 수수료 역시 상당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외국계 IB들이 삼성전자 ADR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살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이다.
ADR보다 봐야 할 삼성의 다음 움직임
ADR은 국내 기업의 주식을 기초로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예탁증서다. SK하이닉스처럼 대규모 ADR을 발행하면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규모 자금조달도 가능해진다.
출처: 파이낸셜포스트
하지만 삼성전자 ADR 발행은 현재 확정된 계획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국계 IB들의 문의와 시장의 소문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ADR 발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기업 분할이나 지주회사 전환 역시 확인된 추진 계획으로 볼 수 없다.
그럼에도 IB들이 삼성 주변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A 조직을 별도로 꾸렸고, 외국계 IB들은 삼성 계열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해외 기업까지 찾아 인수 후보로 제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출처: 네이트 뉴스
결국 삼성전자 주주가 봐야 할 것은 ADR이나 분할이라는 소문 자체가 아니라 실제 공시와 이사회 결정이다. 글로벌 IB들이 삼성 관련 거래에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과 삼성전자가 그 거래를 실제 추진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마치며
40조원 안팎의 초대형 거래가 만들어지면 그다음 거래를 찾는 금융회사들의 시선이 어디로 향할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삼성전자가 계속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소식을 삼성전자 ADR 발행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보기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삼성이라는 이름 하나가 얼마나 큰 거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는 편이 맞다고 생각한다.
ADR이든 대형 M&A든 실제 주가의 변수가 되는 순간은 소문이 돌 때가 아니라 회사의 결정이 확인될 때다. 앞으로 삼성전자에서 확인해야 할 것도 IB업계의 다음 설이 아니라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규모와 조건이 등장하는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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