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 20일 쏜 극초음속미사일의 사거리가 908.2㎞로 표기된 화면이 공개됐다. 우리 군이 밝힌 600㎞와는 300㎞ 넘게 벌어진 숫자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흰 옷을 맞춰 입고 발사 분석 화면을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화면에는 ‘화성포-11마-1형’이라는 미사일 명칭과 함께 908.2㎞라는 사거리 수치가 노출됐다. 합동참모본부가 발사 당일 밝힌 비행거리는 약 600㎞였다. 같은 발사체를 두고 300㎞ 이상 차이가 나는 두 개의 숫자가 남은 셈이다.

“같은 미사일, 다른 숫자”
북한은 이번 발사를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으로 규정하고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미사일은 붉은 원통형 동체에 하얀 탄두부를 얹은 형상으로, 불꽃을 뿜으며 수직에 가깝게 치솟았다. 김 위원장 부녀가 함께 바라본 모니터에 찍힌 908.2㎞는 북한이 스스로 밝힌 공식 수치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군은 발사 직후 탐지·추적 결과를 토대로 약 600㎞를 발표했다.

“탐지가 끊긴 구간”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활공체의 비행 특성에서 원인을 찾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급강하 이후 종말 단계에서는 사실상 소실된 것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나머지 30% 이상을 관측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하강 후 다시 상승하는 변칙 기동 구간에서 레이더 추적이 끊겼다면, 군이 산출한 비행거리가 짧게 잡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북한 사진이 우리 군 발표 이후 공개된 만큼, 시험 성공을 부각하기 위해 부정확한 수치를 내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무력은 말하지 않았다”
주목할 대목은 표현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 보도에서 ‘핵무력’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특별한 목적이 부여된 중요한 무기체계”라는 우회적 표현을 썼다. 유엔총회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존재감은 과시하되, 북미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등장한 연출 역시 위기 조성보다 성과 과시에 무게를 둔 장면으로 읽힌다.

사거리를 둘러싼 숫자 차이는 단순한 과장 여부를 넘어, 극초음속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 능력이라는 더 큰 숙제를 드러냈다. 변칙 기동 구간에서 추적이 끊긴다면 요격 판단에 쓸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군은 이번 발사 자료를 정밀 분석해 미사일 제원과 기동 특성을 재평가할 방침이다. (사진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뉴스1·다음 이미지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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