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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엄마를 속인거야?” 환갑 때 알게된 아들의 파렴치한 행동

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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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스물 몇 해를 식당 주방에서 보냈다. 양팔에는 불판에 데인 자국이 물결처럼 남았고, 여름이면 그 자국이 유난히 붉어졌다. 그래도 아들 하나만은 번듯하게 세워 놓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와도 아들 방 불이 켜져 있으면 그게 위로였다.

아들은 회계사 시험을 준비한다며 오 년째 집에 살았다. 서울에 있는 학원에 다니려면 돈이 든다고 해서 매달 백만 원을 빠짐없이 쥐여 주었다. 아침마다 가방을 메고 나서는 뒷모습을 보며 그저 기특하다고만 믿었는데, 그 믿음이 얼마나 오래 나를 속이고 있었는지는 환갑 무렵에야 알게 되었다.

환갑 저녁 약속을 거절당했다

환갑이 되던 날, 오랜만에 아들과 저녁이나 같이 먹고 싶었다. 전화를 걸었더니 아들은 바쁜 목소리로 오늘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모의고사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밥은 삼각김밥으로 대충 때우겠다는 말에 서운함이 밀려왔지만, 공부하는 애를 붙잡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생일 저녁을 혼자 먹기는 싫었다. 냉장고에 있던 찜 요리를 통에 담아 들고 무작정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늦은 저녁이라도 얼굴만 보고 밥 한 술 먹이고 오면 될 것 같았다.

학원 직원에게 3년 전 일을 들었다

학원 자습실을 몇 바퀴 돌았지만 아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안내 데스크에 가서 아들 이름을 대며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직원이 모니터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난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드님은 삼 년 전에 남은 수강료를 환불받고 등록을 끊었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다리에 힘이 빠져서 데스크를 붙잡고 서 있었다. 삼 년이라는 숫자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 삼 년 동안 나는 매달 백만 원을 보냈고, 아들은 매일 아침 학원에 간다며 집을 나섰다. 들고 온 통이 갑자기 무거워져서 버스 정류장 의자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아들에게 되물었지만 돌아온 건 변명뿐이었다

밤 열한 시가 넘어 아들이 집에 들어왔다. 나는 거실 불을 켜고 기다리다가 차분하게 물었다. 학원 끊은 지 삼 년이나 됐다는데, 지금껏 엄마를 속인 거냐고. 그럼 매달 보낸 백만 원은 다 어디에 썼느냐고.

아들은 미안한 기색도 없이 여자친구와 데이트하고 옷을 좀 샀다고 했다. 남들 다 입는 명품 티셔츠 몇 벌이 뭐가 문제냐는 투였다. 내가 그 돈이 불 앞에서 살을 데어 가며 번 돈이라고 소리를 높이자, 아들은 귀찮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는 어차피 계속 식당 일 할 거고 늙어서 돈 쓸 데도 없지 않느냐는 말이 이어졌다. 그러더니 엄마 몸에서 늘 찌개 냄새가 나서 창피했다고, 친구들에게는 엄마가 요식업 사업을 한다고 말해 두었다고까지 했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평생 몸으로 견딘 시간이 아들에게는 창피한 냄새였고, 내가 건넨 돈은 주방 아줌마가 던져 주는 용돈 정도였다는 걸 그 자리에서 알았다.

아들의 짐을 밖에 내놓았다

그날 밤은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다음 날 새벽 아들이 자고 있는 사이 옷장을 열어 명품 티셔츠와 새 신발을 전부 쓰레기봉투에 눌러 담았다. 봉투를 현관문 밖에 내놓았고, 잠에서 깨 하품하며 거실로 나온 아들의 등을 밀어 문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문을 잠갔다.

문 너머에서 아들이 쾅쾅 두드리며 잘못했다고 소리쳤다. 문고리를 잡은 손이 떨렸지만 열지 않았다. 잠시 뒤 소리가 잦아들었고,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얼굴을 보지 않고 지낸 지 일주일이 지났다. 식당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들 방문이 닫혀 있는 것이 아직도 낯설다. 이 나이에 내 배로 낳은 자식과 이렇게 등을 돌리는 게 맞는 건지, 밤마다 팔의 화상 자국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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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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