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9 자주포와 천무를 도입한 에스토니아가 한국 방산에 저비용 방공을 주문했다. 2007년 러시아발 사이버 공격의 기억이 배경에 깔려 있다.
“적이 저렴한 드론을 수백 대씩 날려 보낼 때, 이를 막기 위해 값비싼 미사일을 쏘는 것은 우리에게 경제적인 패배를 의미합니다.” 인드렉 시르프 에스토니아 국방부 방위산업개발 특별고문은 지난 18일 한국 기자단과 만나 유럽연합이 직면한 안보 현실과 방위산업의 과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한국 방산기업들이 집중해야 할 핵심 과제로 효율적인 방공 체계를 꼽았다.

“가성비 높은 다층 방공망에 사활”
최근 한국산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연이어 도입한 에스토니아는 재래식 전력 강화와 더불어 드론을 저비용으로 요격할 수 있는 다층 방공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값싼 소모성 무인기가 대량으로 몰려오는 전장에서 요격 비용이 공격 비용을 크게 웃돌면 방어 측이 먼저 고갈된다는 문제의식이다. 한국 방산이 파고들 틈도 바로 이 지점이라는 조언이다.

“3주간 국가 디지털 기능이 멈췄다”
에스토니아의 사이버 안보 역량은 역사적 상흔에서 비롯됐다. 2007년 4월 에스토니아 정부가 수도 탈린 중심가에 있던 소련의 2차 세계대전 참전기념 동상을 외곽으로 이전하자 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와 함께 외교 분쟁이 발생했다. 이에 러시아는 에스토니아 대통령궁과 정부, 주요 기업 웹사이트를 마비시키는 전면적인 사이버 공격을 단행했고, 약 3주간 국가 디지털 기능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사이버를 넘어 재래식 탄약으로”
당시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시르프 고문은 “이 사태를 계기로 나토 동맹국들에 사이버 안보의 치명성을 적극 설득해 탈린에 나토 사이버방위센터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에스토니아는 최근 사이버 전력을 넘어 재래식 무기 및 탄약 생산 인프라 확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소국이 사이버와 재래식 양쪽을 동시에 챙기는 이유다.

교환비 개념은 앞으로 방공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 방산이 고가 요격체계와 저비용 대드론 수단을 어떻게 묶어 제안하느냐가 유럽 수주의 관건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보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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