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예방에서 특정 음식 하나가 특별한 방패가 되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식품 속 항산화·항염 성분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식생활은 건강 관리에 의미가 있다. 호두에는 엘라지탄닌과 오메가3 지방산, 굴에는 셀레늄과 아연, 강황에는 커큐민이 들어 있다. 중요한 것은 농축 보충제보다 식품으로 적당량을 꾸준히 활용하는 것이다.
호두에는 엘라지탄닌이라는 독특한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
호두가 암 예방 식단에서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엘라지탄닌을 비롯한 다양한 폴리페놀이다. 엘라지탄닌은 소화 과정에서 엘라그산을 거쳐 장내 미생물에 의해 유롤리틴이라는 물질로 대사될 수 있다. 세포와 동물실험에서는 엘라그산과 유롤리틴이 항산화 효소와 염증 반응, 세포 증식에 관련된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암연구소도 호두의 엘라지탄닌과 멜라토닌, 감마토코페롤 등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호두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과 식이섬유, 피토스테롤도 들어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심혈관과 대사 건강을 관리하는 식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두는 하루 약 28g, 한 줌 정도면 충분하다
호두는 영양 밀도가 높은 만큼 열량도 높은 식품이다. 하루 약 28g 정도, 즉 호두 반쪽 기준으로 약 12~14개 안팎이면 간식이나 식사의 일부로 활용하기 적당하다. 대규모 관찰연구들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견과류를 하루 약 1온스, 즉 28g 섭취하는 사람에게 전체 암 발생 위험이 낮게 나타나는 연관성이 관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호두만 먹으면 암을 예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암연구소 역시 호두 자체와 암 위험 감소 사이의 근거는 아직 확정적인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설탕이나 소금을 입힌 호두보다 무염·무가당 제품을 선택하고, 요구르트나 샐러드에 넣거나 간식으로 한 줌 정도 먹는 방법이 좋다. 호두의 지방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이지만 많은 양을 추가로 먹으면 하루 총열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굴은 셀레늄·아연과 단백질을 한꺼번에 공급한다
굴의 장점은 특정한 하나의 ‘항암물질’보다 여러 필수 영양소를 높은 밀도로 섭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것이 셀레늄과 아연이다. 셀레늄은 체내에서 셀레노단백질을 구성하며 항산화 방어와 DNA 합성, 갑상선호르몬 대사 등에 관여한다. 아연 역시 DNA 합성과 세포 분열, 면역 기능과 상처 회복에 필요한 영양소다. 굴에는 여기에 비타민B12와 철분, 구리, 양질의 단백질도 풍부하다.
특히 아연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자연식품으로 꼽힌다. 정상적인 면역 기능과 세포의 항산화 체계를 유지하려면 이러한 미량영양소를 부족하지 않게 섭취해야 한다. 다만 셀레늄이나 아연을 많이 섭취할수록 암 예방 효과가 계속 커지는 것은 아니므로 음식으로 필요한 양을 채우는 접근이 좋다.

굴은 한 번에 80~100g 정도,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는다
굴은 한 번에 가식부 기준 약 80~100g 정도를 먹으면 단백질과 여러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매일 먹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생선과 조개류 등 다양한 해산물을 번갈아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굴은 생으로 먹을 경우 비브리오균이나 노로바이러스 등에 의한 식중독 위험이 있기 때문에 노년층과 만성질환자,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굴전처럼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방법보다는 굴국이나 굴찜, 채소를 곁들인 굴볶음처럼 조리하면 불필요한 열량을 줄이기 쉽다. 셀레늄과 아연은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고용량 보충제를 암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미국암연구소 역시 암 예방을 위해 영양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필요한 영양소를 다양한 음식에서 얻도록 권고한다.

강황의 노란색을 만드는 커큐민은 실험연구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강황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성분은 폴리페놀 계열의 커큐민이다. 강황 특유의 진한 노란색도 커큐민을 포함한 커큐미노이드에서 나온다. 커큐민은 세포와 동물실험에서 염증 신호와 산화 스트레스, 세포 증식과 세포사멸 등 암 발생·진행과 관련된 여러 경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오랫동안 연구돼 왔다.
그러나 음식으로 먹은 커큐민은 체내 흡수율이 낮고 빠르게 대사된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도 커큐민의 암 발생과 진행에 관한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규모가 작거나 기간이 짧아 암 치료 효과를 판단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강황은 ‘천연 항암제’처럼 먹기보다 다양한 향신료를 활용하는 건강한 식생활의 일부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강황은 음식에 하루 1~2g 정도 소량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강황가루를 음식으로 활용한다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을 이유는 없다. 카레나 볶음밥, 두부볶음, 생선구이 등에 하루 약 1~2g, 티스푼으로 약 1/2 정도를 넣는 수준이면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편하다. 강황을 올리브유 같은 지방이 들어 있는 음식에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커큐민은 지용성 성질이 있어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후추의 피페린 역시 커큐민의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러한 흡수 증가를 목적으로 고농축 커큐민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흡수율을 크게 높인 일부 커큐민 보충제에서는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됐다. 암 예방 식단이라면 호두 한 줌,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 음식에 소량의 강황을 사용하는 정도로 구성하고 전체적으로 채소·과일·통곡물·콩류가 풍부한 식단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호두: 엘라지탄닌·알파리놀렌산·감마토코페롤·폴리페놀이 풍부하다. 하루 약 28g 한 줌 정도가 적당하다.
굴: 셀레늄·아연·비타민B12·단백질이 풍부하다. 한 번에 80~100g 정도를 충분히 익혀 먹는다.
강황: 커큐민을 비롯한 커큐미노이드가 들어 있다. 음식에 하루 약 1~2g 정도 소량 활용하면 충분하다.
핵심: 세 가지 식품의 성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채소·과일·통곡물·콩류·견과류가 풍부한 전체 식사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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