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일론 머스크 따라 담는 ETF, 상품 하나 만드는 데 8개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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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젠슨 황. 세계적 부호들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추종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를 실제 투자상품으로 만든 ETF가 있다. 우리자산운용이 출시한 ‘미국빌리어네어 ETF’다. 이 상품은 억만장자들의 실제 투자 정보를 지수화해 운용된다. 그런데 이런 ETF는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걸까.
우리자산운용 김기범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ETF 개발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먼저 억만장자들의 투자 정보를 수집해 지수 설계 작업에 들어간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되는 13F 보고서를 통해 이들이 보유한 종목과 비중을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어떤 종목을 선정하고 어떤 비중으로 담을지 결정하는 방법론을 정립해야 한다.
다음 단계는 백테스트다. 과거 데이터를 활용해 설계한 투자지수가 실제로 어떤 성과를 냈을지 검증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지수의 수익률뿐 아니라 변동성, 최대낙폭 등 리스크 지표도 함께 분석한다. 백테스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종목 선정 기준이나 리밸런싱 주기를 조정해 다시 검증 작업을 반복한다.
방법론이 확정되면 금융당국의 심의·심사 절차가 기다린다. 지수 구성의 타당성, 투자자 보호 장치, 공시 체계 등을 꼼꼼히 점검받는다. 이 과정만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심사를 통과하면 비로소 ETF 상장 준비에 들어간다. 증권사와의 유동성공급계약 체결, 초기 자산 조성, 마케팅 준비 등이 이어진다.
김 팀장은 ETF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로 호기심을 꼽았다.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포착하고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먼저 발굴하는 능력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빌리어네어 ETF도 부자들의 투자 패턴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한국 배당주 ETF와 달리 미국 배당주 ETF는 기업 생애주기 후반에 쏠리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의 경우 은행, 통신 등 성숙 산업 비중이 높지만, 미국은 헬스케어와 에너지 업종이 주요 구성 종목이다. 이들 업종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박우열 연구원은 미국 고배당 ETF가 변동성 장세에서 방어력을 발휘한다고 분석했다. 현금흐름과 자기자본이익률, 배당 지속성을 함께 고려해 종목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필수소비재 업종 비중도 높아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평가다.
ETF 시장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특정 테마나 투자 전략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 계속 등장하는 추세다. 한 가지 ETF를 만드는 데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8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은 시장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ETF 하나에 담긴 개발 과정과 투자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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