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고빈도매매(HFT)를 지목하고 본격적인 규제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신호로 읽힌다. 거래 환경이 달라지면 유동성 공급 방식과 호가 스프레드, 체결 속도 등이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28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행사에서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고빈도매매에 관해선 적절한 규율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규제 수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국이 HFT를 잠재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고빈도매매는 초고속 컴퓨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마이크로초 단위로 대량 주문과 취소를 반복하며 미세한 가격 차이로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 기법이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급락장에서 매도 물량을 증폭시키거나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속도로 호가를 선점해 불공정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금융위는 지난 6~7월 반도체 업종 쏠림과 레버리지 확대가 맞물리며 시장 변동성이 커진 경험을 언급하며, 새로운 시장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한발 앞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국은 레버리지 투자 상품과 신용융자 미수거래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변 국장은 “과도한 레버리지는 투자자 손실과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앞으로 시장은 레버리지의 힘이 아닌 기업의 실적과 투자자의 자기자본에 기반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플루언서의 무분별한 투자 추천이나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주목할 대목은 ‘베어허그’ 제도 도입 구상이다. 베어허그는 인수 희망자가 대상 기업에 매력적인 인수 조건을 공개적으로 제시해 이사회가 이를 검토하고 의무적으로 입장을 밝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기자간담회에서 ‘주가 누르기’ 해소 방안으로 베어허그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변 국장은 “베어허그는 주주충실의무와 결합해 이사회로 하여금 지배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평가된 기업의 주가 회복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위는 동전주 및 저 시가총액 기업 퇴출 등 코스닥 시장 구조 개편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과 투자자의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충분히 듣고 소통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거래 환경 변화에 따른 적응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도가 높아지고 공정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고빈도매매 규제가 실제로 도입되면 호가 스프레드 확대나 체결 속도 둔화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왔을 때 시장 반응과 유동성 지표 변화를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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