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기름과 청국장,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각각 오메가3 지방산과 콩 단백질·이소플라본, 채소의 식이섬유와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공급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암세포를 없애는 음식’보다는 암 예방을 고려한 전체 식단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들기름의 핵심은 식물성 오메가3인 알파리놀렌산이다
들기름은 지방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이며 특히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 즉 ALA가 매우 풍부하다. 연구에 따라 들기름 전체 지방산의 약 60% 전후를 ALA가 차지할 정도다. 여기에 리놀레산과 올레산도 들어 있으며 토코페롤과 피토스테롤, 폴리페놀 같은 성분도 확인된다. ALA는 체내에서 일부가 EPA와 DHA로 전환될 수 있으며 심혈관 및 염증 관련 대사 과정에서 연구돼 왔다.
실제 들기름의 ALA가 풍부한 특성을 이용해 암과 관련된 염증·산화 스트레스·세포 신호를 조사한 연구들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상당수는 세포나 동물 단계다. 따라서 들기름을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름으로 표현하기보다 포화지방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불포화지방 공급원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들기름은 많이 먹기보다 하루 한 숟가락 안팎으로 활용한다
들기름이 몸에 좋다고 밥에 여러 숟가락씩 넣을 필요는 없다. 기름은 종류와 관계없이 1g당 약 9㎉를 내는 고열량 식품이기 때문이다. 하루 약 1큰술 안팎을 나물이나 두부, 채소 요리에 활용하면 충분하다. 특히 들기름에 풍부한 ALA는 여러 개의 이중결합을 가진 지방산이라 산소와 빛, 높은 온도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개봉한 들기름은 뚜껑을 잘 닫아 냉장 보관하고 가능한 한 신선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센 불에 장시간 가열하기보다 완성된 나물이나 샐러드, 두부 등에 소량 넣어 먹는 방법도 좋다. 중요한 것은 기존 식사에 기름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버터나 동물성 지방처럼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의 일부를 불포화지방으로 바꾸는 것이다.

청국장에는 콩 단백질과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청국장의 주재료인 대두에는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지방, 식이섬유, 칼륨, 마그네슘, 철분을 비롯해 제니스테인과 다이드제인 같은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다. 이소플라본은 구조가 에스트로겐과 일부 유사하지만 사람의 에스트로겐과 동일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미국암학회는 현재 정상적인 식사의 일부로 섭취하는 콩 식품이 안전하며 암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가 없고, 일부 암에서는 위험 감소와 연관되거나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콩 식품을 육류 일부와 바꾸면 포화지방을 줄이면서 식물성 단백질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청국장 역시 이런 콩 식품의 영양학적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한국 음식이다.

청국장의 발효는 콩의 성분을 새로운 형태로 바꾼다
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 과정에서는 미생물의 효소 작용으로 단백질과 여러 콩 성분의 형태가 변한다. 이소플라본 역시 배당체에서 체내 이용이 용이한 아글리콘 형태의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 청국장에는 대두에서 유래한 사포닌과 폴리페놀, 식이섬유 등도 존재한다. 이들 성분과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을 대상으로 항산화·염증 조절과 암세포 성장에 관한 실험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돼 왔다.
다만 실험실에서 특정 성분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했다는 결과가 청국장을 먹으면 사람의 암세포가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사람 대상 자료에서는 청국장 하나보다 콩과 두부 등 콩 식품을 포함하는 전체 식습관의 장기적인 건강 효과에 관한 근거가 훨씬 많다.

김치의 강점은 배추만이 아니라 여러 식물성 재료가 함께 들어간다는 점이다
김치는 배추나 무에 마늘과 파, 고추 등 여러 식물성 식재료를 넣고 발효시킨 음식이다. 배추와 무에서는 식이섬유와 비타민C,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과 글루코시놀레이트 계열 성분을 섭취할 수 있으며 고추에는 카로티노이드, 마늘과 파에는 유기황화합물이 들어 있다. 세계암연구기금 역시 채소와 과일, 콩류, 통곡물처럼 식물성 식품이 풍부한 식단을 암 예방을 위한 기본 식사 패턴으로 권고한다.
특히 식이섬유 섭취는 대장암 위험 감소와 관련된 강한 근거가 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산균과 대사산물 역시 장내 미생물과 면역·대사 건강 측면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김치는 다양한 채소를 섭취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치는 암 예방을 위해 ‘많이 먹을수록 좋은 음식’은 아니다
김치는 세 음식 가운데 특히 섭취량을 조심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채소와 발효식품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소금에 절이는 과정 때문에 나트륨 함량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과거 연구들을 종합한 자료에서는 김치와 높은 소금 섭취가 위암 위험 증가와 연관된 결과도 보고됐다. 따라서 김치를 ‘항암식품’이라고 부르며 많은 양을 먹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저염 김치를 적당량 반찬으로 먹고, 김치 외에도 생채소·데친 채소·과일·콩류·통곡물 등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낫다. 결국 암 예방 측면에서 들기름·청국장·김치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어느 한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식물성 식품의 비중이 높은 균형 잡힌 식사 안에 적당량 포함하는 것이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들기름: 알파리놀렌산(ALA)·불포화지방·토코페롤·피토스테롤 등이 풍부하다.
청국장: 식물성 단백질·이소플라본·식이섬유·마그네슘과 여러 콩 유래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김치: 식이섬유와 채소의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공급하지만 나트륨이 높아 적당량 먹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 특정 음식이 암세포를 없애기보다 채소·콩류·통곡물 등 식물성 식품을 충분히 먹는 전체 식습관이 암 예방 근거가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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