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건물도 최소 요구 수익률 밑돌아
”보유·매각 세 부담 완화 필요성도 제기”

정부가 빈 상가·오피스를 주거시설로 바꿔 2030년까지 3만3000가구 이상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국토교통부 연구용역에서는 역세권 건물도 민간이 투자할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진은 금융지원과 함께 세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세제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건축물의 탄력적 용도전환 방안 마련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노후 업무시설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바꾸는 사업을 분석했다. 1983년 준공된 이 건물은 동묘앞역에서 도보 약 1분 거리에 있다.
연구진은 건물을 510억원에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전용면적 24㎡ 오피스텔을 보증금 1000만원·월세 100만원에 임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5년간 운영한 뒤 매각하는 조건이다. 매입가격은 실제 거래가격이 아닌 매도 호가를 적용했다.
기존 용적률을 유지하면서 오피스텔 100실을 공급하는 방안의 내부수익률은 4.00%로 계산됐다. 임대수입과 매각대금 등을 고려한 투자 수익률로, 연구진이 투자 판단 기준으로 설정한 최소 요구수익률 4.5%에 못 미친다. 용적률을 800%까지 확보해 건물을 증축하고 160실을 공급하면 수익률은 3.39%로 더 낮아졌다. 증축에 따른 추가 공사비가 임대수입 증가분을 웃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현행 제도만으로는 시장의 자발적 참여가 어려운 구조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사비 및 금융비용 지원, 주차장 등 필수 인프라 관련 규제 완화, 세제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제도 설계와 재정적 지원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기존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해 임대할 경우 이를 건설형 임대주택으로 인정해 세제 혜택을 적용할 수 있는지 기준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런 불확실성이 사업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일정한 공사·의무임대 요건을 갖춘 전환형 임대주택을 건설형 임대주택에 준해 인정하는 기준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취득부터 보유·매각까지 세 부담을 낮추는 별도 특례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복합건물 매매 시 다주택자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예로 들었다. 취득세율 8~12%를 4.6%로, 종합부동산세율 0.5~5.0%를 0.5~0.7%로 낮추고, 양도소득세의 20~30%포인트(p) 중과 가산을 제외하는 방식이다.
금융지원도 임대수입이 안정될 때까지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봤다. 연구진은 “준공 이후 일정 기간은 임대수익이 안정화될 때까지 이자 부담을 경감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5월 비주거시설을 오피스텔·기숙사 등으로 바꾸는 사업자에게 가구당 최대 7000만원을 연 3%대 금리로 14년간 빌려주는 기금대출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발표했다. 다만 8월 발표한 용도전환 세제 지원은 대수선 비용에 대한 취득세 면제였다. 건물을 고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다. 전환형 임대주택을 건설형 임대주택으로 인정하는 기준이나, 임대·매각 단계의 보유세·양도세 부담을 줄이는 별도 특례는 해당 대책에 담기지 않았다.
정부의 3만3000가구 공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민간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현재 지원책만으로 민간 참여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가 사업 추진의 변수로 남는다.
김정재 의원은 “정부가 3만3000 가구 공급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사업성이 없으면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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