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차가 어쩌다”… 5,740만 원→1,299만 원으로 뚝 떨어진 ‘플래그십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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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 자리를 굳힌 사이, 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한 대가 요즘 ‘가성비 럭셔리’로 재조명받고 있다.
기아 K9 매물 수는 2일 기준 엔카닷컴에서 1,293대로 집계된다. 세대별로는 2018~21년형 ‘더 K9’이 613대로 가장 많고, 2021년 이후 나온 2세대 ‘더 뉴 K9’이 434대, 그 이전 1세대 모델들이 나머지를 채운다.
이 가운데 ‘더 K9’ 최저가 매물은 1,299만 원까지 내려와 있다. 한때 5,740만 원을 호가했던 플래그십 세단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 애매했던 자리

3만 2,574대. 더 K9이 2018년부터 3년 남짓 팔리며 남긴 누적 성적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만 대 안팎으로 국내 대형 후륜세단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이지만, 같은 기간 제네시스 라인업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기아의 플래그십이라는 타이틀에도 존재감이 약했던 데는 애매한 포지션 탓이 크다. 차체 크기와 가격대가 제네시스 G90과 G80 사이 어중간한 지점에 걸치면서, 소비자들에게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출발은 산뜻했다. 출시 첫해 월 평균 판매가 1,300대에 달해, 대형 후륜구동 세단 수요층이 얇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흥행이었다.
실매물로 보는 최저가, “그랜저값에 제네시스 사양”

정작 오너 평가는 다르다. 그랜저값에 제네시스급 사양을 얹었다는 평가가 많고, 중간 트림부터 사륜구동을 기본화한 점도 경쟁력이다. 다만 최상위 등급 엔카진단++ 매물조차 18만 1,433km로 가장 낡아, 인증 등급이 상태를 보장하진 않는다.
실제로 최저가 1,299만 원 매물은 2018년 4월 출고(19년형)에 17만 2,675km, 대구 소재로 엔카진단 배지 없이 신차 대비 22%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반면 4만 7,355km인 엔카진단+ 매물은 2,600만 원으로 두 배 넘게 비싸다.
10만km 미만 조건 최저가는 2,220만 원(3.3 T-GDI 마스터즈Ⅲ, 7만 2,095km)이다. 반대로 2020년 12월식(21년형) 매물도 15만 3,723km 탓에 1,790만 원에 그쳐, 연식보다 주행거리가 값을 가른다.
3.3 터보는 리콜부터, 3.8은 소모품부터 확인

매물을 고를 땐 엔진 종류와 무관하게 소모품 관리 기록부터 봐야 한다. 대형 후륜 세단 특성상 엔진오일 교환 주기, 냉각수·점화플러그·브레이크·타이어·서스펜션 정비 이력을 우선 확인해야 하며, 가격이 싸도 주행거리가 많은 매물은 출고 직후 정비비가 몰릴 수 있다.
3.3 터보를 고른다면 리콜 이력부터 확인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리콜 대상으로 지목한 건 K9(RJ) 일부 물량이다. 터보차저로 이어지는 오일공급 파이프 내구성이 기준에 못 미쳐, 균열이 생기면 엔진오일이 새어 나와 배기관에 닿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리콜 대상은 2018년 3월 22일생산분부터 2021년 9월 8일생산분까지다. 매매 계약을 맺기 전 자동차리콜센터 홈페이지에 차대번호를 입력해 조치가 끝났는지 살펴보고, 엔진룸에 기름이 샌 자국은 없는지 육안으로도 점검해야 한다.

한편 부분변경을 거친 현행 K9은 오히려 단종설에 시달리는 처지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1,273대에 그치면서, 역설적으로 단종된 구형 더 K9의 상품성이 재평가받는 분위기다.
참고로 한 체급 아래인 G80도 연식별 시세 낙폭이 크게 엇갈려, 2018년식은 1,835만~3,544만 원인 반면 2021년식은 3,327만~4,805만 원으로 격차가 뚜렷하다.
결국 관건은 저렴한 가격에 혹하기 전에 리콜 이력과 소모품 관리 상태를 얼마나 꼼꼼히 따지느냐다. 두 가지만 제대로 확인해도 ‘반값 플래그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실속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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