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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인터뷰] ‘스트리트 파이터’ ③ 류 역 앤드류 코지, “가장 크게 참고한 인물은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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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역 앤드류 코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류 역 앤드류 코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스트리트 파이터〉 켄 역 노아 센티네오 인터뷰로부터 이어집니다.

[서면 인터뷰] '스트리트 파이터' ③ 류 역 앤드류 코지, “가장 크게 참고한 인물은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이다.”

촬영장에서 류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켄 마스터즈 역의 노아 센티네오와 늘 엄청난 경쟁을 벌였다고 들었어요. 사실인가요?

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붙었어요. (웃음) 헬스장에서도, 사우나에서도, 바비큐를 먹을 때도, 촬영장에서도, 촬영장 밖에서도요. 심지어 어젯밤에도 문자로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어요. 제가 노아를 엄청 놀려대거든요. 우리가 맡은 캐릭터를 생각하면 딱 그럴 만하죠. (웃음)

‘류’라는 인물에 관해 정말 모르는 게 없는 느낌인데요. 어린 시절 오리지널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도 해 본 적이 있나요?

그럼요. 사실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이 나온 1987년에 저도 태어났어요. 그래서 오리지널은 못 해봤지만 2편은 해봤죠. 어릴 때부터 게임을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요즘은 할 시간이 좀 줄었지만요. ‘스트리트 파이터’를 잘하진 못했지만 늘 류를 골랐어요. 일본인 캐릭터이기도 했고, 어릴 때 제가 딱 저렇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모습이었으니까요. 솔직히 그냥 멋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자랄 때만 해도 플레이할 수 있는 아시아 캐릭터가 많지 않았는데, 류가 그중 하나였고요.

그렇다면 류의 팬이기도 한 입장에서, 직접 류가 되어 촬영장에 처음 나섰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솔직히 처음에는 제가 과연 류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도 많이 들었습니다. 류는 정말 상징적인 캐릭터잖아요. 저를 포함해서 팬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아온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부담이 컸죠. 그래도 몸을 많이 키우고 나니까 어느 순간부터 연습이나 경기 때 입는 헐렁한 흰색 가라테 도복과 머리띠가 제법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으로 ‘이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건 노아와 첫 카메라 테스트를 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촬영한 걸 같이 돌려보고는 ‘좋아… 우리 이거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처음에는 이 캐릭터와 영화의 톤을 잡는 게 쉽지 않았어요. 〈스트리트 파이터〉는 그 균형을 잘 맞춰야 하거든요. 진지한 면도 있지만 굉장히 재미있고, 때로는 만화처럼 과장된 코미디도 있어요. 그런데 카메라 테스트를 하고 나니 다들 우리가 그 톤을 제대로 잡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첫 화면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특유의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그게 정말 중요했죠. 이후 촬영을 이어가면서도 그런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으로 이끌어줬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스트리트 파이터〉

키타오 사쿠라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캐릭터들의 심리를 깊이 파고들고 싶었다고 했는데요. 류의 내면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류의 내면에는 정말 많은 감정과 갈등이 얽혀 있어요. 여러모로 힘겨워하는 인물이죠. 그래서 저도 류를 아주 깊이 파고들었어요. 이 인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이해한 다음, 그 모든 걸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하려고 했죠. 류를 연기하면서 가장 크게 참고한 인물은 극진 가라테를 창시한 전설적인 실존 무도가 ‘최배달’(본명 최영의, 일본 이름은 오야마 마스다츠)이었어요.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1954년 도쿄에 첫 도장을 열었고, 오랜 시간 산속에 홀로 들어가 혹독한 수련을 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했던 인물이에요. 류와 마찬가지로 한곳에 머물지 않고 떠돌았죠. 말 그대로 방랑자였습니다. 또 한 명은 두 자루의 검을 들고 떠돌았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예요. 무사시가 지은 「오륜서」나 무술과 전략, 철학을 다룬 그의 글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캐스팅되기 전부터 약 1년 반 동안 프로듀서 케일 보이터와 이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어요. 이 역할을 정말 맡고 싶었고, 류를 최대한 깊이 이해해두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저와 류는 깊이 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당시 저는 일을 워낙 많이 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들도 있어서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릴 여유가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 삶도 류와 꽤 비슷해졌죠. 저 역시 일상이 훈련과 일로 채워져 있었으니까요.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어요.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류는 살의의 파동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자기 안의 어둠과 싸우는 거죠. 그 어둠은 격분이나 분노, 우울 같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류는 끊임없는 수련을 통해 자기 자신을 완전히 다스리는 경지에 이르려고 해요. 그게 류의 삶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죠. 류에게 싸움은 명성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에요. 첫 〈스트리트 파이터〉 대회에서 우승한 뒤에도 그냥 떠나버리잖아요. 우승했는데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류에게는 오히려 실패였던 거죠. 그런 면에서 류는 켄 마스터즈와 완전히 정반대예요. 둘은 정말 극명하게 대비돼요. 켄 마스터즈는 어떻게 보면 아주 현대적인 인물이죠. 인플루언서처럼 자신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물론 그 내면 깊은 곳에는 또 다른 모습이 있지만요. 반면 류에게는 명성도, 사람들의 관심도, 돈도 중요하지 않아요. 류가 원하는 건 오직 무술과 싸움을 통해 계속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거예요.”

어떤 면에서는 류를 연기하는 과정 자체가 본인에게도 치유가 된 거네요?

묘한 게, 저는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는 전혀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캐릭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는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더라고요. 류 같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자칫 전형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과묵하고 진지한 무술가, 딱 거기서 끝나버릴 수 있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 이 인물을 흥미롭고 입체적이면서도 여러 면을 지닌, 인간적인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팬들은 류가 원래 그런 인물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이번 영화에서 저희가 류의 섬세한 면과 깊이까지 제대로 담아냈기를 바라요. 그게 중요한 이유는 어딘가에서 이 캐릭터를 바라보는 아시아계 아이나 아시아계 혼혈 아이가 분명 있을 테니까, 그 아이들에게 류라는 인물이 제대로 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스트리트 파이터〉

본인도 무술을 수련해 왔는데요. 류의 대표 기술 중 실제로 연기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무엇이었나요?

역시 ‘파동권’이죠. 류가 기를 쏘아 보내는 기술로, 흔히 푸른 불덩이처럼 표현되는데, 그 장면을 직접 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실제로 쇼토칸부터 고주류까지 여러 가라테 유파를 수련하면서 다양한 동작도 이것저것 시도해봤어요. 촬영할 때는 솔직히 제 손 사이에 특수효과를 넣어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조명 기준을 잡기 위한 전선 달린 장치를 들고 있어야 했어요! 말하자면 급조한 전구 같은 걸 손에 들고 있었던 거죠. 당시에는 별로 재미없었지만 영화에서는 정말 멋지게 나왔어요. 류를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해 온 연기와 그동안 수련해온 무술을 한데 녹여낼 수 있었어요.

〈스트리트 파이터〉의 세계관을 영화로 구현하는 데 있어서, 키타오 사쿠라이 감독이 가장 잘 맞는 감독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작 게임의 팬으로서 이번 결과물에 만족하시나요?

지난 20년간 배우로 일하면서 정말 많은 제작진과 함께했는데, 이번 제작진은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좋았어요.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와도 정말 열린 자세로 협업한다는 거예요. 늘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택하죠. 자기 생각만 앞세우는 법도 없고요. 그래서 모두가 감독님을 존중하죠. 무엇보다 감독님은 〈스트리트 파이터〉의 세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더 깊이 파고들려고 하는 분입니다.

노아와 함께 훈련할 때도 꽤 경쟁이 붙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벤치프레스는 누가 더 많이 드나요?

훈련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거든요. 먼저 근육을 키우고 몸을 만드는 훈련이 있고, 제대로 된 무술 훈련이 있고, 또 액션 안무를 익히면서 액션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훈련이 있죠. 아무래도 무술 액션 장르 경험은 제가 노아보다 더 많아요. 그런데 노아는 겸손하고 멋진 친구예요. 근력 운동이나 몸을 키우는 데 있어서는 서로 자극하면서 경쟁했어요. 둘 다 최대한 몸을 키우려고 했으니까요. 그게 정말 웃겼던 게, 저희 모습이 꼭 류와 켄 마스터즈 같았거든요. 하지만 다른 훈련에서는 제가 노아를 도와주면서, 카메라 앞에서 액션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제가 아는 걸 최대한 많이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노아에게 ‘이 선생님이 뭘 가르친다더라, 저 선생님한테도 배우러 가자’라고 계속 사적으로도 연락을 했거든요. 그러면 노아는 꼭 켄 마스터즈처럼, ‘아, 싫어. 꼭 해야 해? 이걸 왜 하는 거야?’라고 투덜거리는 겁니다. 그런데 막상 가면 또 특유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으면서 잘 해내요. 뭐든 그렇게 해내는 친구이니까요. 그게 정말 재밌었어요.

▶ 〈스트리트 파이터〉 춘리 역 칼리나 리앙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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