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과 러시아의 외교 수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양국 긴장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성사된 회담이다.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양국 외무장관 간 회담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처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쟁 발발 직전인 2022년 1월 아날레나 베어보크 당시 독일 외무장관과 마지막으로 만난 바 있다. 회담은 20분 남짓 이어졌다.

“직항편까지 끊긴 4년”
러시아와 독일을 오가는 양국 직항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모두 중단됐다. 외교 채널을 포함한 직접적인 교류도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독일은 유럽 주요국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규모가 큰 편에 속하며,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도 감수해 왔다. 그런 양국의 외교 수장이 다시 마주 앉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라이프치히 공항 드론 공격이 배경”
이날 회동은 독일이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벌어진 드론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면서 양국이 상대국 영사관을 맞폐쇄하는 등 최근 몇 주 동안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가운데 열렸다. 독일의 한 외교 당국자는 바데풀 장관이 회담에서 라브로프 장관에게 위험한 긴장 고조의 길을 버릴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 당국자는 “바데풀 장관은 러시아가 독일,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상대로 취하고 있는 위험한 긴장 고조 행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공격은 결의를 흔들지 못한다”
같은 당국자는 바데풀 장관이 “최근 라이프치히에서 발생한 공격 시도나 향후 추가적인 하이브리드 공격 등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자 하는 독일의 결의를 흔들지 못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유럽 전역에서는 공항 드론 출몰, 철도·통신 인프라 사보타주, 해저 케이블 손상 등 배후가 불분명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를 재래식 무력 충돌 문턱 아래에서 벌어지는 하이브리드 공세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20분짜리 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달라지기는 어렵다. 다만 개전 이후 끊겼던 대화 채널이 형식적으로라도 복원됐다는 점은 기록해 둘 만하다. 유럽에서 하이브리드 공세가 계속되는 한 이런 만남이 정례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 출처=타스 연합뉴스, 다음 이미지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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