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군 장성이 맡아온 군사정전위원회 유엔사 측 수석대표 자리가 이례적으로 장기 공석이다. 전작권 전환을 앞둔 권한 조정과 맞물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전협정 체제를 관리하는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에서 한국군 장성이 맡는 유엔군사령부 측 수석대표가 이례적으로 장기 공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군에 따르면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군 인사명령에 따라 지난 1월 부임한 문병삼 한미연합사 부참모장을 군정위 유엔사 측 수석대표에 9개월째 임명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유엔사 관할 지역인 비무장지대(DMZ)에서 권한 확대를 모색하자 유엔사가 임명을 미루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례가 멈춘 아홉 달”
관례적으로 한미연합사 부참모장이 군정위의 유엔사 측 수석대표를 겸임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1991년 한국군 장성이 이 직위를 맡기 시작한 이후 이번처럼 장기 공석이 이어진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서는 유엔사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도 DMZ에서의 권한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사전 준비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북·중 이탈 뒤 커진 한국의 입김”
유엔사는 북한과 중국의 이탈로 군정위 체제의 공동 조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되자, 군정위 산하에 한국군과 유엔사 회원국이 참여하는 특별조사팀(SIT)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대북 공동 대응이라는 한미동맹의 구조를 감안하면 군정위 한국 측 수석대표의 발언권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형태다. DMZ에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북한과 중국이 조사에 임하지 않는 만큼, 한국이 더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유엔사에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비여단 창설 구상과 지휘계통”
대북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전직 군 관계자는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유엔사에서 남북 모두의 문제를 지적한다면, 군정위 수석대표인 한국군 장성이 어필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엔사 측에서 불편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최근 유엔사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비여단’ 창설 구상을 두고도, 정전협정 위반 조사 활동의 지휘계통을 유엔사 중심으로 일원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전작권 전환 논의가 본격화할수록 정전협정 관리 권한의 소재는 더 예민한 쟁점이 된다. 인사 하나가 비어 있는 상태가 길어지는 것 자체가 그 긴장을 보여준다.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를 앞두고 이 자리의 향방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사진 출처=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다음 이미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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