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매일 좋은 말을 듣고, 좋은 글을 읽고, 좋은 강의를 찾아 듣습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가족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있습니다. 머리로는 다 알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지요.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 강론에서 이런 말씀을 남겼습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가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다.” 지식이 감정과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를 짚어낸 말입니다. 추기경의 이 통찰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고쳐야 할 버릇 중에는 머리로만 아는 채 살아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게 만드는 버릇들을 살펴보겠습니다.
3위 – 나중에 하겠다는 미루기
좋은 것을 알면서도 “나중에 해야지”라고 미루는 버릇입니다.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오랜 친구에게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음으로 미룹니다.
머리는 그 일의 중요성을 압니다. 하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니 몸도 따라오지 않습니다. 추기경의 말처럼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지요. 미루는 동안 건강은 악화되고, 관계는 멀어지고, 기회는 사라집니다. 아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2위 – 감정 없이 판단만 하기
누군가의 어려움을 듣고 “그럴 수 있지”, “이해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공감은 하지 못하는 버릇입니다. 머리로는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느끼지 못합니다.
배우자가 힘들다고 말할 때 “내가 더 힘들어”라고 답하거나, 자녀의 고민을 듣고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해버립니다. 상대의 상황을 논리적으로는 파악했지만, 그 마음까지 헤아리지는 못한 것이지요. 이런 판단만 있고 공감이 없는 태도는 관계를 차갑게 만듭니다. 머리의 이해가 가슴의 온기로 이어지지 못하면, 우리는 옳은 말만 하는 냉정한 사람이 됩니다.
1위 – 원칙만 외우고 실천은 안 하기
정직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작은 거짓말은 습관처럼 하고, 겸손이 미덕이라고 하면서도 자신의 성취를 과시하는 버릇입니다. 삶의 원칙과 가치를 머리로는 줄줄 외우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속입니다. “나는 원칙을 아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하지만, 아는 것과 사는 것은 다릅니다. 추기경의 말처럼 머리의 지식이 가슴으로 내려가 삶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짜 앎이 아닙니다. 원칙을 외우는 것으로 만족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수고를 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버릇입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하나를 골라보십시오.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일 수도 있고, 매일 조금씩 걸어야 한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단 한 번이라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보십시오. 아내에게 “고마워”라고 말하거나, 현관문을 나서 10분만 걸어보는 것입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먼 여행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한 걸음에서 시작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