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지난해 세운 국가 비축물자 중장기 계획이 예산에서 사실상 빠졌다. 북한 생물무기 위협 평가와 엇갈린다.
탄저·에볼라 등 생물 테러와 고위험 감염병에 대비한 국가 비축 의약품 예산이 턱없이 낮게 책정되거나 아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10월 1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4월 ‘국가 비축물자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면서 생물 테러 대비 국내 생산 탄저 백신 비축과 에볼라 치료제를 포함한 고위험 감염병 대비 의약품 비축을 핵심 과제로 명시했다.

“초동 대응 인력분도 모자란다”
그러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탄저 백신 구입비는 26억원이다. 백 의원은 이 금액이 현장 초동 대응 인력에 접종할 물량을 확보하기에도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탄저균은 포자 형태로 장기간 생존하며 호흡기로 흡입될 경우 치명률이 매우 높은 생물작용제로 분류된다. 노출 이후의 치료보다 사전 접종과 신속한 예방적 투약이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 구조다.

“반영됐다가 사라진 항목”
에볼라 치료제 구입비의 경우 2026년 예산에는 반영됐지만 2027년 예산안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축 대상 의약품에 포함해 놓고 초기 예산만 편성한 뒤 손을 뗀 것이라고 백 의원은 설명했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치명률이 50% 안팎에 이르는 1급 감염병이다. 비축 의약품은 유효기간이 있어 한 번 사두고 끝나는 품목이 아니라 주기적인 교체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절된 편성은 비축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안보 위협”
2022년 국방백서는 북한이 탄저균·천연두·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 배양·생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군의 위협 평가와 보건 당국의 비축 예산이 따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백종헌 의원은 “생물 무기는 미사일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안보 위협이기 때문에 의약품 비축을 국방비와 같은 무게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물작용제 대응은 탐지·방호 장비와 의약품 비축, 접종 체계가 하나의 사슬로 묶여 있다. 한 고리가 비면 나머지 투자의 효용도 떨어진다.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탄저 백신 구입비가 증액되는지, 에볼라 치료제 항목이 되살아나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다음 이미지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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